cyberP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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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yberPunk ] in KIDS
글 쓴 이(By): land (꿈속에서..)
날 짜 (Date): 1998년 12월 28일 월요일 오후 03시 18분 33초
제 목(Title): :)



시청역 지하철 앞대가리에서 만나기로 한 동생은 북적대는 인파속에서 우뚝
솟아있다. 오랜만에 만난 누나에게 뭐라도 감추려는듯 얼굴을 경직시키고 있다.
반가운가보다. 운동화를 신은 나는 새삼 동생이 덩치 큰 남자라는 생각을
0.1초간하며 연신 올려다 본다. 대충 일을 끝내고 집에와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학교앞으로 나갔다.

일이년전부터는 이를테면 힙합을 입고 빵모자를 눌러쓴 거지떼 같은 애들을 보면
요즘 애들은 참 옷도 구질구질하게 입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코가 악어주둥이처럼 길게 나온, 색바랜 노란색 혹은 빨간색 따위의 구두를
신고 땀에 절은 머리털이 그대로 머리통에 달라붙듯 한 헤어스타일에 나무젓가락
같은 두 다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착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은 사내애들을 보면
대마나 뽕을 팔아 먹고 사는 구라파 건달들에 관련된 상념을 떨쳐버리기 힘든 것
이 요즘 나다..

그러나 사실 그러면서도 은연 둥, 힙합바지도 잘 입은 애들을 보면 예뻐 보인다는 
생각하기도 하고 몇년 전부터 청바지는 골반바지만 사 입고 있었던 거다. 처음에
골반바지를 입었을때 옷을 입다 만듯한 튀는 옷이었다.

알게 모르게 시류에 영향을 받으며 끊임없이자신의 입장과 발언을 바꾸는 그리고
스스로는 확고부동하다고 여기며 약간만 전방위적이거나 좌파적이면 고개를
돌리는보수주의자, 어쩌면 나에게 그런 면이 있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는 늘 전위적인 것에 경도돼 왔다고 생각하면서도 말이야..

쨌든 동생에게 너두 저렇게 한번 스타일을 바꿔보는게 어떠냐고 이왕에 오늘 한번
빼입어보자고 했더니 '내가 나이가 몇인데 저 *랄이야?'라는 거다..쩝..
이리 저리 내가 권했지만 처음부터 나의 안목을 무시한 동생은 고개만 저을 뿐이고
어제따라 작게 느껴지는 내 자신을 위해 굽이 높은 운동화를 하나 사들었다.



아... 한해가 가는구나...인간이 작위적으로 만들어놓은 숫자적 시간에 자꾸
얽매이는 건 참 모순이다.. 내년이 된다고 뭐가 달라지나..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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