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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oKing ] in KIDS
글 쓴 이(By): Raptor (오공)
날 짜 (Date): 1998년03월27일(금) 23시20분34초 ROK
제 목(Title): 베트남과 커피




요즘 소위 *월남 국수*가 유행하는것 같다.  *Pho (풔)* 라고 쓰고 베트남
또는 하노이 비프 스프라고도 부른다.  월남식당 가보면 죄다 이걸 먹고
있는것 같다.  근데 이상한건 이사람들은 큰 유리잔에 얼음을 채워 넣고
걸쭉한 우유를 붇고 그위에 커피 (French roast coffee) 를 걸러 떨어뜨려
먹는 것이다.  전혀 동남아식이 아닌것 같은데도 다들 이렇게 먹는다.
그밖에 음료로는 여러종류의 레모네이드, 코코넛 우유, 냉차등도 있다.

몇년전에 월남전에 대한 시리즈물를 본적이 있는데 거기서 어떤 미군
장교가 자기 상관에게 대접한다고 필레-미뇽 (filet mignon) 등 프랑스식
을 할줄 아는 사람을 급구했는데 어떤 월남 아저씨가 요리사라고 나와서
요리를 하는데 재료를 못구해서 벼르별 해프닝을 다하다가 나중에 임기
응변으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참 요리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촌스
럽게 생긴 월남 아저씨가 프랑스식을 그렇게 잘하다니 하는 생각도 해
보고.  나중엔 *Indochine*이라는 프랑스 영화를 봤는데 그제서야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즉 프랑스는 19세기 중반부터 1954년에 디엔 비엔 푸에서 패할때 까지
베트남을 식민지로 다스렸다.  실제로는 더 오래전 부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베트남은 제국주의와 식민정책에 수백년을 시달리던 나라이다.
중국에는 천년동안 종속되어 있었고 삼국지에도 제갈량이 이 말썽많은
*남방의 오랑캐*들을 토벌하러 나가는 대목들이 있다.  그밖에 인도 문화,
앙코르와트 사원의 캄보디아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베트남 음식도 이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것을 볼 수 있다.
북쪽으로는 중국의 각종 볶음, 만두, 국수 스프등의 중국식; 남쪽으로는
각종 해산물, 향신료, 쌀, 코코넛등의 동남아식; 커리등의 각종 인도식;
그리고 아주 큰 영향을 미친 프랑스식이 있다.

베트남 정식 메뉴를 살펴보면 프랑스 음식을 그대로 따온것도 많고
프랑스풍으로 조리한것도 많은 것 같다.  사이공 함락 이전까지 그곳의
호텔등에선 훌륭한 프랑스 식당이 그렇게 많았다고 한다.  *French-
Vietnamese cuisine/restaurant*이라는 항목이 따로 있을만큼 퓨전이 대단
했나보다.  이 문화는 오히려 역수출 되어 프랑스 요리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 인도식이 영국식에 영향을 준것 처럼.  베트남 냉커피 (ca phe sua
da) 부터 시작해서 아스파라거스 요리도 눈에 띄고 각종 파테 (pate) 요리
도 뛰어나다고 한다.  프랑스식 콘소메 스프도 있고 카라멜 소스의 사용도
지극히 프랑스식 이다.  더욱 재밌는것은 이사람들은 바게트와 크로와상등
프랑스 빵을 그렇게 좋아 하고 자기네 음식과 함께 내놓기도 한다는데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 보면 프랑스-베트남 튀기인 *엔지니어*의 노래에
이러한 가사들이 나온다:

- my job was bringing red-faced monsieurs to our huts
- selling your mom is a wrench
- perfume can cover a stench
-that*s what I learned from the French
- fat, like chocolate eclair as you suck out the cream

베트남인들이 파르페, 에클레어, 크림 퍼프, 플란등의 달짝찌근한 디저트도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 베트남을 착취의 대상으로만 본 프랑스
식민정책이 얼마나 베트남인들의 반감을 일으켰는지를 엿볼 수 있다.  영화
*Indochine*을 보면서 함께 느꼈던 그 울분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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