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ing ] in KIDS 글 쓴 이(By): Raptor (오공) 날 짜 (Date): 1998년03월27일(금) 02시39분35초 ROK 제 목(Title): 이태리 와인 [Re^2: 다른나라 음식문화] 이태리 포도주는 먹을만한게 못된다고요 . . . 개인적 견해인지 어디서 누구에게 들은 말인지 궁금하군요. 문화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하신것 같은데 유독 이태리만은 최대 와인 생산-소비국임에도 형편 없는 와인을 갖고 있다는 말이군요 (참고로 독일은 최대 수출국임 - 예로 마주앙 모젤). 또 와인을 마시는것과 향락적인 것과 연계 시키고 . . . 먼저 별 탈없이 받아지는 사실부터 열거해보죠: - 와인을 이해하고 즐긴다는 것은 프랑스 클래식 와인과 독일산 스위트 와인 몇종내지는 몇가지 스페셜 와인들을 아는것과 동일시 됐던 시절 이 있었다 - 이제는 세계 도처에 와인을 생산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고 와인 소비는 늘어만 가고 (특히 레드와인의 탄닌산이 지방을 분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90년초에 발표된 이후) 와인 제조학의 발전으로 저렴한 값으로 많은 좋은 와인을 접할 수 있다 (칠레, 브라질, 뉴질랜드, 남 아프리카등) (심지어는 실제로 포도 재배에 안성마춤이라는 동남아 - 태국등 - 도 와인 재배 수출을 시작했음) - 지금보다 좋은 와인이 많았던 때는 없으며 프랑스 와인만이 최고라는 인식이 깨진지는 오래다 - 똑같은 와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할만큼 와인은 다양하다. 심지어는 같은 와인도 병마다 다르다고 한다 - 와인은 자기 취향에 맞는것이 최고이다. 하지만 여러 와인을 맛봐야 자기의 진짜 취향을 알 수 있을것이다 - 나쁜 와인은 분명히 존재하고 값싼 알코올 음료만을 위해 대량 생산하는 와인도 있고 만드는 방법이 솔직히 비위생적인 와인도 있다 - 와인을 음식에 맞출때는 일반적으로 어류, 가금류는 화이트; 붉은 육류, 치즈는 레드로 알려져 있다; 더 들어가면 복잡해지는데; 음식맛이 압도적 이면 와인은 이에 복종적/보조적이어야 한다; 향미가 강하거나 연연한 대로 살려야 할 음식에는 강한 (탄닌, 신도, 꽃향, 과일향) 와인을 쓰지 않는다; 음식이 약간 밋밋하면 약간 spicy하거나 향미가 있는 와인으로; 서로가 서로의 맛과 향을 가리지 않게 조화와 균형을 맞춘다; 완벽하게 실수하는 예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와인도 엄밀히 말해선 음식의 일종이다; 그래서 독일 음식은 독일 와인 - 프랑스는 프랑스 와인 - 이태리는 이태리 와인 과 마시는게 제일 잘 맞으며 다른것으로 대체해도 그 맛에 가깝게 맞추 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국의 음식을 먹는것은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고 이에 다른것도 가능한한 맞추는것도 그 일부이기에) 전 프랑스 자체와 문화를 싫어해서 프랑스 와인은 마시지 않지만 프랑스 와인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와인의 역사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하고 있고 가장 먼저 품질 관리를 위한 엄격한 관리/인증 체계등을 갖췄으며 프랑스가 원산지인 포도종이 세계 도처에서 사용되고 있고 아직도 프랑스 와인이 와인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e.g., Chardonnay, Cabernet, Sauvignon, Pinot) 하지만 최근에는 이태리산 포도종 (Sangiovese, Barbera, Dolcetto, Nebbiolo) 이 특히 캘리포니아등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태리 와인은 그동안 프랑스산들에 가려 빛을 못봤지만 그 관심은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이곳의 트레이드 마크인 Zinfadel은 원래 이태리가 본고장입니다). 물론 이태리식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함께 퍼졌겠죠. 이태리도 프랑스와 같이 화이트 보다 레드가 더 볼만합니다. 하지만 화이트도 상당히 좋은게 많이 있습니다. 이태리 와인의 평은 *Wine Spectator*같은 와인 전문지에 맞기는게 정확할 겁니다. 세계 주요 와인의 점수까지 다 나와 있고 (85점 에서 95점대가 주목할만함) Best Buy는 어떤건지 vintage year는 언제인지 recommended list는 무엇인지 다 나와 있으니까요. 해마다 점수도 바뀌고. 한번 보시면 어디 와인 어디 브랜드가 좋다는 공식은 하나의 레퍼런스 이지 결코 절대적일 수 없다는 것과 세계엔 정말 주목할 만한 벼르별 와인이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이태리 와인에 대한 전문가의 평은 일치하는데가 있습니다. 지난 20-30년간 무서운 성장을 했고 가장 exciting하고 potential이 많은 와인이라는 평입니다. 물론 유명한 와인들은 프랑스 와인과 비교해서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태리 와인의 매력은 역시 지역적 다양성에 있습니다. 법적으로 인정받는 원산지만해도 200개가 넘습니다. 그 지역 밖에서는 재배하지 않는 포도종도 많고 오랜 세월동안 주로 지역 사람들 입맛에 맞게 발전해왔습니다 (그리스인 들은 일찌기 이태리를 *Oenotria*라고 불렀습니다, *와인의 땅* 이라는 뜻이죠). 원래 이태리 사람들 자기 지방산 와인이 아니면 안마시던 사람들입니다. 나라도 원체 길어서 오스트리아/알프스 밑에서 부터 거의 아프리카 기선까지 뻗어있는 나라이어서 그 종류는 이루 헤아릴기 힘듭니다. 와인 지도를 봐도 와인 재배가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또 와인 자체만을 먹는 법이 없습니다 (맛보기 빼고). 요리에도 빠질수 없는 재료이고 요리와 같이 발전해온 것입니다. 이점이 이태리로 하여금 완벽하게 자신만의 와인 문화를 이루게 한 것이고 프랑스와 함께 가장 중요한 와인 문화를 이루었다고 하는겁니다. 그러나 이태리가 프랑스와 같은 세련된 관리 체계를 마련한것은 60년대에 들어와서야 입니다. 그후 레이블링, 마케팅, 수출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지만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했습니다. 지난 10년간은 거의 폭발적인 성장이라고 묘사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프랑스 와인이 최고라고만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 싸워야 하고 옜날의 싸구려 이미지를 떨쳐 버려야할 일도 남아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이태리 와인의 발전이 이태리 와인 문화를 더욱 살찌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로선 이태리 와인 만한게 없지요. 이태리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와인을 많이 마십니다. 그리고 삶과 와인을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고 여깁니다. 이것이 문화의 우월성을 나타낸다고 말한적도 없습니다. 이것이 향락적이라고 생각한적도 없습니다. 좋은 음식과 좋은 와인을 즐기고 하는 것은 삶의 방식입니다. 회교국가외에는 와인이 오래전부터 식사의 일부라고 여기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지중해권 사람들의 알코올 중독율이 세계 어느곳 보다 평균적 으로 낮다고 합니다 (물론 심장병 발발률도). 이태리, 프랑스등의 와인 문화를 볼때 와인 문화에 있어서는 최고로 발달한 형태라고 봅니다. 우리가 와인 한병을 딸때도 이러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와인 생산국이 되고 싶은 많은 나라들이 이들 나라를 모델로 삼는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 마치 태권도 배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종주국 모시듯 하듯이.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않맞지만 헝가리나 러시아등이 자국요리를 세계적으로 대중화 시키고 싶다면 세계의 무대에서 먼저 성공한 프랑스, 이태리 예를 참고 하는게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문화의 우열을 없다고 외쳐도 대부분의 사람의 인식이란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사실보다 종종 더 파워풀한게 인식이니까요. 자기의 색깔을 잃어버리지 않는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현실에만 안주하는것과 발전을 거부하는것 이 자기것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문화에도 분명 진보가 있고 진보은 힘들지언정 가늠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