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holic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unitas (조수사)
날 짜 (Date): 2001년 2월 28일 수요일 오후 09시 22분 39초
제 목(Title): [오늘느낌] 질투




지난 25일부터 3일간 피정을 했다. 피정안내는 얼마전 서원한 새내기 후배 
수사가 했다. 첫 묵상안내 시간동안 내안에서 복잡함이 밀려옴을 직감할 수 
있었다. 왜냐면 너무나 묵상 안내의 내용이 나에게 감상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러면서 속으로 그 수사에게 '갓 서원해서 뭘 알겠는가?', '너도 이곳에서 
살아봐라', '여기는 수련원이 아니다'라고 말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나에게 다가온 이러한 유혹은 같이 살았던 선배들로 똑같이 겪었던 것 같다. 
이제는 입장이 바뀐 것이다. 내가 갓 서원을 했을 때 몇몇 선배들도 나를 그런 
눈으로 바라봤었다. 그때 그 선배들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갓 서원한 나를 
낮게 보는구나', '치... 왜 사는게 저모양이야!'라든가, '세속에 있는 사람들과 
다를게 없군'이라고. 하지만 지금의 나의 모습은 선배의 모습과 어느새 같아져 
버린 것이 아닌가! 내안에서 올라오는 느낌을 바라보면서 하느님께 청했다.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바치고 싶었다. 그리고 내안에서 꿈틀거리는 유혹마저도 
주님께 맡기는 피정이고 싶었다. 왜냐면 나는 다음의 사실을 늘 체험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언제든지 하느님께서 은총을 주시려 할 때 악신도 
같은 크기로 나를 유혹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주실 은총을 더욱더 
기대할 수 있었다. 유혹으로 시작한 이번 피정은 아주 편안하고 자유롭게 마칠 
수 있었다. 

뒷산도 산책하고, 대문밖도 쓸었다. 여유로운 피정중의 하늘, 그리고 그 하늘에 
걸려있는 새싹을 틔울 나뭇가지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재의 수요일 마친 
이번 피정은 아마도 이번 사순절을 더욱더 간절하게 만들어줄것만 같아서 
기쁘다.

* 산책까진 좋았는데 산에 갔다 피부병에 걸려서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세요!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