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unitas (조수사) 날 짜 (Date): 2000년 11월 9일 목요일 오전 09시 30분 35초 제 목(Title): [요즘느낌] 고래 얼마 전, 이가 조금 아파서 치과에 다녔었다. 혹을 떼러 갔다가 혹을 붙인 양, 이가 시린것을 고치러 갔 다가 인공으로 만든 이를 두개나 박아 넣어야 했다. 그야말로 대대적인 공사를 한 것이다. 의사선생님은 나에게 당분간 딱딱한 것을 먹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그래서 나는 주방 자매님들께 죽을 좀 해주십사 청했 다. 저녁식사시간이 되어 다들 식사를 뜨고 있었고 내가 죽을 먹으려고 할때, 원장 신부님께서 장난끼 섞인 목소리로 웃으며 말씀하셨다. "아니 우리 고래가 왠 죽을??" 왠 고래? 나를 나를 부르는 건가? 내가 들어본 수많 은 별명중에 고래라는 말은 첨 들었다. 그것이 좋은 뜻 인가 나쁜 뜻인가라는 것을 떠나서 그 자체로서 새롭게 다가왔다. 고래. 아마도 내 체격이 우리집 (수도원)에서 큰편이라서 그렇게 부르신 것 같았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호칭 으로 불려지고 있다. 그리고 특히 별명이나 애칭인 경우에는 서로의 관계를 아주 친근하게 해주는 정겨 운 도구가 되기도 한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상대의 약점이나 단점을 빗대어서 공격을 하는 도구로도 쓰 인다. 분명히 우리가 듣고 싶어하는 호칭이 있는가 하면 듣 고싶지 않은 호칭이 있다. 하지만 나를 그렇게 부르 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비춰지고 있는 나의 모습의 반영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단순히 좋고 나쁨이라는 판단 내리기 보다는 한차원 더 깊이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오늘 나는 나를 누구라고 부르는가? 주위 사람들은 나를 누구라고 부르는가? 예수님은 나를 누구라고 부 르고 계시는가? 파아란 가을 하늘을 보면서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으리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Albert In-Young Cho, SJ TEL 02- 691-8885 (304) ARS 02-6280-0005 (2356) http::www.sogang.ac.kr/~inyo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