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SSman (inigo) 날 짜 (Date): 1998년 4월 13일 월요일 오후 12시 57분 32초 제 목(Title): 「스테어님께」기독교 멸절 기독교 멸절에 관한 스테어님과 예리큰아빠님의 불꽃 튀기는 논쟁을 바라보면서 과연 기독교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흥미 진진한 스릴 영화 한편을 보는듯 하군요. 스테어님은 예의 그 학구적인 자세가 더 맘에 들었던것 같습니다. 요즘은 꽤 과격(?)해 지신것 같네요. 제가(가진 사상이) 어떤이에게 멸절의 대상이 된다니 오싹해 지기까지 합니다. 물론 과격한 기독교가 있기에 과격한 반기독교인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반기독교의 최종 목표가 기독교 멸절, 즉 기독교 없이도 잘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면, 기독교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요? 전 인류의 기독교도화? 아닙니다. 바로 하느님 나라가 이 세상에 임하시도록 하는 것이겠지요. 이것은 스테어님이 말씀하시는 반기독교의 궁극적 목표가 전 단지 기독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 없이 지상 낙원을 이루고자 하는 것과 마찬가지 겠지요. 반 기독교는 기독교가 그러한 자신들의 목표 (지상 낙원)를 이루는데 오히려 걸림돌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토록 정력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펴는 것이겠지요. 그럼 결국 같은 목표에 다른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계속해 보겠습니다. 기독교의 최종 목표, 즉 하느님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성서에 나와있는데로 보면, 사자가 풀을 뜯고, 어린 아이가 독사 굴에 손을 집어넣고, 뭐..그렇게 나와있는 대목이 있더군요. 여호와의 증인에서 나온 파수대에 보면 그런 그림이 나와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지금 생각할 수 있는(이해 가능한) 그런 세상은 아니겠지요. 제가 이해하기로는 한마디로 말이 필요없는 세상, 너와 나의 구분, 일체의 구분이 필요없는 세상이 아닐까 합니다. 어릴때 우리가 부모님 품에서 자랄때를 생각해 보면, 모든 인류가 한 가정이 되는 그런 세상이랄까.. 따라서 그 속에는 기독교도 불교도 이슬람교도 없을 것입니다. 즉 기독교의 멸절입니다. 난 기독교다, 넌 불교다 이러는 것은 결국 미숙한 기독교도, 미숙한 불교도들이나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 합니다. 제 윗글에서 하느님 나라는 문패가 없을 것이라는 것도 이런 뜻으로 드린 말씀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오신 이유는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이 세상(지상)에 하느님 나라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그 나라는 바로 천지 창조때 하느님이 우리를 만드신 그 순간으로의 회귀입니다. 기독교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예수님이 만드신 조직에 불과합니다. 예수님은 이세상을 기독교 세상으로 만드실려고 오신게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기독교 없이도 인류가 완전성을 향한 그 진화의 방향을 유지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요. 그것이 하느님의 처음 의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그럴것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종교도 인간의 일이라 실수 투성이고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에서는 악취가 풍기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나약하고 변덕심하고 우둔한 베드로를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셨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시대에는 그렇게 인물이 없었을까요? 교회는 그 시작부터 완전성을 그속에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그 미숙함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천덕꾸러기 처럼 행동하기도 했지만, 그 성장(내적인)은 한시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구원은 한 순간의 사건이 아니라 인류 역사를 통해 성장해 가는 것이라 믿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께서 선포한 이후로 지금껏 더디게 이루어져 왔고, 마침내 완성될 것입니다. 그것은 곧 교회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도 우리가 어릴때는 그 분을 잘 볼 수 없지만, 그때가 되면 확실히 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눈은 점점 밝아지고, 그분의 모습도 점점 뚜렸해 집니다. 마침내 우리 눈이 띄어지면, 우리는 그분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스테어님께서는 정확히 보시기는 하셨지만, 좀더 깊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무의 정밀한 묘사는 높이 살만 하지만, 그 속의 생명력을 알지 못하면, 나무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것이 됩니다. 예리 큰아빠의 글을 불교 보드에서 감명있게 읽고 있습니다. 저는 그분이 불교 신자이신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생각하니 가톨릭 신자인것 같습니다. 저역시 불교에서 번뜩이는 진리를 발견하고 눈이 번쩍 뜨일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고 싶은 갈망 또한 간절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별개의 것이 아님을 알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장황한 글을 쓰게 되는 것입니다. p.s. 저의 ‘포용“에 대해 잘못 생각하시는 것 같아 한말씀 더 드리자면, 저는 불교를 포용하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거기서 반짝이는 것이 뭔지, 내가 찾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서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저의 그릇이 그렇게 까지 크지가 못하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