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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SSman (inigo)
날 짜 (Date): 1998년03월10일(화) 08시27분34초 ROK
제 목(Title): Re: SSman님께 : '종교'와 '영원한 것'


>> 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다루는 수많은 방법들 중 하나가 아니라
>> 인간으로 하여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추구하게 만드는 그 무엇에 관한
>> 것입니다. 영원한 것을 추구하는 과학, 영원을 추구하는 예술, 영원을
>> 추구하는 정의가 있다면 그것을 다른 이름으로 종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아니 종교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 그말이 싫으면 신앙이라고도 할수 있고 믿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희망이라고 해도 좋고, 사랑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 말이야 아무러면 어떻겠습니까?
>
>말이야 아무러면 어떠냐...라는 말씀에 동의하지 못함을 알려드립니다. 당신의
>이전 글을 벌써 잊으신 것은 아니겠지요?
----------------
제가 이 글을 쓴 것은 님의 “종교는 개뿔도 아니다” 라는데 대한 댓글이었습니다.
아마도 님께서는 “종교”라는 말에서 중세 기독교(가톨릭), 현대 한국의 개신교, 
혹은 우리의 각종 민속(무속) 종교들 만을 강박적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님이 생각하시는 그 “종교“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시라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언어는 우리의 사고를 그 개념 속에 편협하게 묶어두는 경향이
있기에..

>> 그래서 신비입니다.
>> 그래서 신앙입니다.
>> 과학도 철학도 아닙니다.
>> ... (중략)
>> 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 함부로 말할 것이 못됩니다.
>
>여기에서 당신은 종교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저는 그것을 '영원한 것'이라는
>말로 바꾸어 썼습니다만)에 관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과학이나 철학이 아니라
>종교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다룬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과학이나 철학의
>사고방식에 의해 종교에 관한 것을 '함부로 말할 것이 못된다'라고 하셨습니다.
>(여기까지 맞습니까?) 
----------------------
틀렸습니다.
종교가 과학이나 철학과 다른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것을 다룬다는 점에서가 아니라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이야기 할 것이 못된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의미였습니다.
종교의 눈에 보이는 면만 가지고 이야기 하시는 것 같아서 그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말씀 드린것입니다. 

>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종교만의 것이 아님을
>말씀드렸고 종교 이외의 시각으로 종교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
잘 알지 못하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함부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과학이나 철학이 눈에 보이는 것만을 다룬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그런 착각 하고 있지 않습니다. 
님께서 종교를 바라보시는 시각보다는 제가 과학이나 철학을 바라보는 시각이
훨씬 객관적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것으로 종교에 대해 '함부로
>말할 것이 못된다'라고 하셨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당신은 이제 과학이나
>철학의 입장에서 종교를 해부하는 것에 대해 '함부로 그래서는 안된다'라는
>입장을 철회하셔야 합니다. 
------------------
해부 하시려면 확실히 하셔야죠.
함부로, 그냥 집적거려보는 정도로는 안된다는 의미 였습니다.
확실한 해부는 대찬성입니다.

>혹시 당신이 그런 착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이제
>저에게 '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한 것이다. 과학이나 철학의 입장에서
>함부로 말할 것이 못된다.'라고 말씀하신 근거를 해명하셔야 합니다. 논의가
>번잡해지는 것은 질색이니 일단 여기까지만 말씀드립니다.
-------------------
그런 착각을 하고있지 않은 것이니 해명을 해야 겠군요.
아니 벌써 위에서 해명을 했군요.
결국, 한가지는 확실해 졌군요.
님께서 기독교인의 편협성을 비판했듯이 저 역시 님의 편협성을 비판할 수 
있겠습니다. 성서의 자구에 메달리는 것은 기독교인 만의 한계는 아닌것 같습니다.
자신의 사고의 한계에 안주하고자 하는 안이함.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이런 것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해부를 시작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사족 한 가지 :
>
>   > 이것은 지극히 높고 아름다운 이상이지 동물적 본능 운운할 게 아닙니다.
>   > 왜 스스로를 동물적 수준으로 낮추려 하십니까?
>
>   저는 동물을 사람보다 '수준 낮은' 것으로 생각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은
>   동물보다 우월한 구석이 많지요. 하지만 열등한 구석도 많습니다. 저는
>   사람과 동물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사람의 본능을
>   '동물적'이라고 말하는 것이 스스로를 동물적 수준으로 낮추는 발언이라고
>   보시는 것은 창세기 1-2장에 근거를 둔 기독교적 세계관 안에서나 합리화될
>   수 있는 시각임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
문제는 무엇을 본질로 보느냐 일 것입니다.
불교의 윤회설에 따르면 인간이 전생에 벌래였을 수도 있고 후생이 개가 될수도 
있다고 하지요. 아마도 님이 그런 차원에서 말씀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그것 역시 님의 관점에서 본다면 기독교적 세계관 만큼이나 유치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   더우기 동물에게는 종교가 없는데
>   사람에게만 종교가 있으니 사람은 다른 동물에 비해 독특한 점이 있다고
>   하셨는데 저는 그러한 견해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동물에게 종교적인 본능이
>   없기 때문에 종교가 없는지, 또는 종교적인 본능은 있으나 그것을 인간이
>   알아차릴 만한 형태로 발전시킬 만한 문화적인 도구들(언어, 추상적 개념,
>   기타등등)의 발달이 보잘것없기 때문에 '인간의 짧은 식견'으로는 그들에게
>   종교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지 저는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간의 짧은 식견으로는 알수 없는 동물의 종교적 본능의 가능성 이론”에 대한
님의 결론이 기대가 되는군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모든 것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지 못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말입니다.
님의 그 치열한 탐구 정신이 존경스럽습니다. (정말로.)  

>   만일 후자가 옳다면 '인간만이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만이
>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가 될 것이며 이것은
>   결코 '본질적'인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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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후자는 동물에게 종교적 본능은 있으되, 문화적 도구의 결여로 인간이 
알아차릴만 한 형태로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가설을 말하는 것이죠?
동물에게 자동차에 대한 본능은 있으되 기술적 도구의 결여로 인간이 
알아차릴만 한 형태로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
그리고 이것은 본질적 차이가 아니다.
그러니까 말씀하신 본질은 “본능”을 말하는 것이군요.
그럼 동물에게는 없는 인간만의 문화적인, 기술적인 “본능”은 인정하시는 건가요?

>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지
>   자연과 대비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사람은 동물의 일종일 뿐입니다.
---------------
제가 마치 사람을 자연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말했다고 이해하신것 같군요.
인간이 자연과 친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물적’ 수준으로 내려가야만 하는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인 것과 자연의 친구인 것은 대비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인간만이 자연을 파괴할 수 있지만, 또한 인간만이 자연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 뱀 신발: 제 말에서 ‘동물적’,‘영장’,‘보호’등의 단어의 의미에 대해
  특이한 해석은 삼가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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