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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 ] in KIDS
글 쓴 이(By): Linger ( 링 거)
날 짜 (Date): 1995년09월26일(화) 11시22분28초 KDT
제 목(Title): 한밤중에 경운기 운전을?


이번 주 일요일은 큰맘을 먹었다. 맨날 바쁘다고 아파트 앞 공원에서 맴 돌았지만

요번만은 어딘가 가보자는 거였다. 여자도 기쁘게 해주고 나도 기뻐 보자!!

(과연 그럴까?) 


이른 점심을 먹고 속리산으로 향했다. (여기서 나의 첫번때 실수가.. 떠나기전 

차량 점검 안했슴.) 빗겨 가던 태풍의 영향으로 날씨가 꾸물꾸물 했지만, 

미지의 곳으로 떠난다는 즐거움은 나를 들뜨게 했고, 익어가는 들녘의 벼들이

마음을 풍요롭게 했다. (여기서 나의 두번째 실수가.. 음악을 너무 크게 틀어서

엔진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지 몰랐슴.)


대전에서 속리산은 그리 멀지 않은 길이었다. 신탄진을 거쳐서 가서, 등산하고,

옥천쪽으로 왔는데 저녁 8시쯤 되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이상하게 시내에 들어 왔는데 주변에서 경운기 지나가는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허허.. 대전이 하~ 시골이다 보니 경운기까지 등장하는군.

하고 신경 끄고 있었는데.. 그 경운기는 나만 따라 오는지 소리가 계속 나는 거였다.

지나가던 행인들도 계속 우리를 쳐다보고..

뭔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차를 길가장자리에 대고 본넷을 들쳤다. 본넷에서는 뭔가 깨지는 소리가 계속나고

있었다. 귀를 이리저리 대보니 3번째 실린더에서 나는 소리였다. 이상하다? 

오일경고등이 안들어 왔으니 오일이 모자란 것은 아닐텐데.. 쩝..

오일을 찍어 보니 min라인에 간신히 걸리고 있었다. 

약간 모자라긴 해도 심한 것은 아닌데.. 그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두가지 뿐이었다. 1. 실린더 링이 깨졌을 것이다. 2. 밸브가 깨졌을 것이다.

도저히 그 밤에 손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차를 가까운 아파트 주차장

에 주차 시키고 택시를 탔다.


다음 날 아침, 오일 한통을 사들고 거기로 갔다. 일단 시동은 걸리니까 견인비라도

아껴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완존히 말아먹을 수도 있지만.. 똥차 말아

먹어봤자..) 오일을 가득 채우고 시동을 걸었다. 차 뒤로 돌아가 보았다.

머플러에서 휜연기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음.. 적어도 링이 깨지거나 실린더가

망가진 것은 아닌 것 같았다. 혹시나 해서 타이밍 벨트 커버도 벗겨 보았는데

벨트 계통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자신감이 생겼다. 밸브계통의

이상이 확실해 졌기 때문이었다.


비상등을 켜고 슬금슬금 차를 몰고 '어은 카센타'로 갔다. (선전을 좀 했으니

쫌 깍아주려나?) 거기 있는 시골틱한 주인장이 헤드카바를 벗겨보더니..

     "하이구! 엔진 오일 좀 자주 갈지. 이게 뭐유~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게 생겼네. 흡기 로커암 핀이 하나 빠졌유~ 오일이 나쁘니깐 슬금슬금
      빠진 거유~ 오일까지 10만원만 내유~"

그랬다.

     "아저씨.. 그거 핀 하나만 끼우면 되는 것 아니에요? 무쓴 10만원이나..."

하니깐..

     "그거 끼워두 되는디.. 자꾸 빠져유~ 갈기 실음 말구.. 어디 먼데 갔다가
      빠지면 워쩔껴?"

그랬다.


결국엔 없는 돈 짜내서 갈았다. 로커암 흡기쪽 일체로 해서 부품값 6만5천원

공임 2만5천원 오일 및 에어클리너, 오일필터.. 깍아서 만원.. 10만원이었다.


아까운 돈 10만원 들였으니 교훈이라도 얻어야지.

내가 얻은 교훈..

     1. 항시 점검.

     2. 엔진오일은 자기 주장대로.. <-- 누가 만킬로 타도 된다고 해서 버티다가
                                       피 봤다.

     3. 음악은 좀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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