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Dooly (넬로섭머린) 날 짜 (Date): 2001년 7월 24일 화요일 오전 10시 29분 56초 제 목(Title): 중국사람 같은 예전에 고등학생때 테레비에서 본 '앨리스같은' 이란 호주영화가 생각난다. 영어로는 "Alice-like" 였던것으로 기억나는데, 매일 영어를 사용하며 지내는 지금에도 그것이 제대로 된 번역인지 잘 모르겠다. 오늘아침 출근해서 내 오피스에 들어가서 막 컴퓨터를 부팅하고 네트웍에 접속 하고자 막 패스워드를 능숙한 솜씨로 쳐 Ь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오피스에 슬쩍 들어서며 인사를 건넨다. 고개를 돌려보니, 우리 회사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고있는 K가 그 예쁜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지난번 직장과는 달리 얼마전 옮겨온 이곳에서 일하는 젊은 아가씨들은 왜 이리도 이쁜지, 복사실이나, 팩스실에서 그들과 마주치면 나도 모르게 한번 더 아래위로 쳐다 보게되는게 사실이다.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마친 K가 아주 당연하다는듯이 "You speak Chinese!" 라고 말하며 자기를 도와 달란다. 얘기를 들어보니, 어떤 중국사람인듯한 사람이 전화를 해서 무언가를 영어로 한참을 얘기했는데,전혀 알아들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겨우 그사람의이름과(그것도 스펠을 한자한자 받아 적어서)전화번호만을 받아 곧바로 나에게로 달려온것이다. 전에도 이런일을여러번 겪기는 했지만, 웬지 중국사람이냐고 내게 물으면 은근히 화가나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웬지 그 어여쁜 K에게 불쾌한 내심정 을 보이는게 속좁아 보이는것같아."중국사람처럼 보이는 한국사람이다"라며 농담으로 받아 넘겼다. 그랬더니 K가 하는 말이 더 가관이다. 아무래도 중국어와 한국어가 비슷할테니, 네가 전화를 한번해서 무엇을 얘기하려고 했는지 알아 달라는거다. 속으론 "별 미친x 다보겠네...이런 무식한..." 하면서도 걷으론 상냥하게, 'with my pleasure..."하며 선듯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메모지를 받아들었다. 거기에 적힌대로 전화를 돌리니, 역시 전형적인 중국인 액센트가 섞인 영어로 어떤 남자 중국인이 전화를 받는다. 간단하게 내 소개를 하곤, 무슨말을 하려고 했었는지를 물었다. 그랬더니, 그래도 꽤나 알아들을수 있는 발음과 비교적 정확한 영어로 이런 저런 일로 전화를 했었노라며 이야기를 한참 늘어놓았다. 그쪽에서도 무척이나 마음이 상한것같았지만, K가 옆에 바짝서서 무슨얘기를 하는지 듣고있었기에 그를 위로할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고 K에게 전화통화를 하면서 메모한것을 보며 이러이러한 이유로 전화를 했었다라고 설명을 해주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 어여쁜얼굴에 또다시 환한 미소를 보이며 연실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진한 분냄새만 남겨놓고 총총 사라져 버렸다. k가 간후 웬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굳이 사무실에서 나에게 어느나라 출신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사실 이런 사항은 인종차별과 연관되어 상당히 조심스러운게 사실이다) 동양사람이면 중국사람 아니면 일본인일거라고 생각하는 이네들에게도 분명 문제가 있다. 점심시간이 다 되갈때쯤, 내 오피스 옆을 지나가던 K가 갑자기 내 오피스로 들어서며, 싸고 많이 먹을수있는 샐러드바가 있는데, 점심같이 먹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내가 언제 이런 예쁜처자랑 밥을 같이 먹을기회가 있으랴 싶어, "Let me know when you feel hungry for something, dear!"라고 느끼한 말로 승락을 하고나니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웬지 좀 너무 야한얘기같아서... 하지만 이미 뱉어놓은 얘긴데 어쩌랴 싶어, 밥이나 아니 야채 쪼가리나 같이 씹으며 만회를 해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그놈의 20분이 왜이리도 더디 가는지... 마침내 12시정각, K가 내 오피스로와서 우리는 같이 나가 그가 말한 샐러드바로 가서 수북히 샐러드를 담아가지고는 마주 앉았다. 역시나 얘기의 시작은 아침의 중국인 전화건이었다. 나에게 중국말을 하느냐에서 시작해서...기타등등. 하도 많이 반복했던 대사라, 중국말과 한국말은 문법부터가 다르다. 너네들은 비슷할거라 생각하겠지만, 전혀다르다. 오히려 비슷하다면 일본말이 비슷할텐데, 그건 일본말이 한국말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렇다....식의 내 나름대로의 학설을 열심히 퍼부어댔다. 역시 이쁜애들은 그런 고리 타분한 얘기에 관심이 없다. 억지로 성의를 보이며 들어주는 분위기였다. 화제를 바꾸어 보려고 했지만, 내가 아는게 있어야지...난 웬지 이민온 이후론 노래를 듣는것도 시들해지고, 모든것이 소음처럼 느껴져서 예전에 즐겨듣던 팝송조차도 요즘은 전혀 듣질 않는다. 어쩔수없이 보이프렌드있느냐라는 한국사람들이 흔히 던지는 질문을 던지고 나니, 보이프렌드가 있단다. 그럼그렇지 그 얼굴에 없는게 이상하지....결혼한 나이지만, 웬지 김이샌다...뭐 그렇다고 내가 어쩔수있는 상황도 아니지만... 점심시간 한시간의 대화는 그럭저럭, 일에 대한 얘기와, K가 그동안 해외출장갔다왔던 얘기등으로 약간은 시시하고 어색하게 끝이났다. K에게 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만나온 많은 케네디언들에게 내가 한국출신임을 말한 다음엔, 여러가지 설명을 해야했다. 물론 이들의 무지함을 탓할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8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홍보용필림을 가지고있는 이나라 국영방송도 문제이고, 그런걸 빨리 업데이트못해주는 우리나라정부도 문제인것 같다. 아마 앞으로도 나는 계속해서 "중국사람 같은" 으로 살아가야 할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