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Dooly (넬로섭머린) 날 짜 (Date): 2000년 7월 11일 화요일 오후 04시 03분 31초 제 목(Title): Re: 오늘 아침 벤쿠버 썬 헤드라인 기사. 얼마전 이곳으로 영어 언어연수를 하러온 학생들과 잠시 만나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그들이 얘기하는것중 가장 인상적이었던것이, 거의 예외없이 캐나다라는 나라와 캐나다 사람에대한 일종의 멸시적인 태도였다. 뭐랄까, 그들의 얘기를 듣고있노라면, 마치 여긴 사람 살곳이 못되는 아주 낙후한 동네라고나 할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들 얘기중 재미있는 얘기하나: 캐나다데이 행사를 한다고해서 오타와 시내에 나갔었는데, 캐나다 국기를 나눠주더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made in China라고 써있었다. 자기네 국기도 하나 못(?) 만드는 놈들이 뭘 잘났다고 행사를 하는지... 사실 요즘 이곳에 와서 공부하고 관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면, 정말 부러울정도로 돈도 잘쓰고, 또 우리나라가 발전한 만큼 자부심도 대단한것같다. 외국에 이민와서 살고있는 나같은 사람으로서는 사실 내가 떠난 조국이지만, 점점 잘살게되어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내자신 의 위상이 높아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캐나다나 미국에서 지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백인애들이 일본인과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갖는지를 많이 보고 느꼈을 것이다. 나자신도 어쩔수없는 한국인이라 내앞에서 일본에대해 경이로움을 표현 할때면 웬지모르게 배알이 뒤틀리는게 사실이지만, 그들의 경제력과 국제적인 위상을 생각해보면 이네들이 그렇게 생각하는데도 그리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몇달전 한국의 중소기업진흥청인가 하는 정부기관의 인솔하에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인들 몇십명이 오타와를 방문한적이 있다. 주목적은 하이테크도시 로 발전하는 오타와지역의 캐나다 기업들과 기술을 바탕으로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간의 비지네스 상담을 위한 자리였다. 마침 아는분의 부탁으로 용돈도 벌겸 비지니스 상담 통역을 나가게 되었다. 아침 8시 부터 오후까지 이어지는 비지니스상담을 통역을 하자니, 중간 중간 얼굴이 화끈거림을 몇번 경험했다. 굳이 국제 감각이라고까지 얘기 하고싶진 않지만, 최소한의 예의도 못갖춘 사람들과 지극히 관료주의적인 우리나라공무원들의 태도때문이었다. 사실 연간 매출면에서 캐나다쪽 회사들은 대부분이 그 모임에 참여한 한국회사들의 10배이상 많게는 1천배이상이 많은 회사들임에도 불구하고, 잘 준비된 프레센테이션 자료 를 들고나와 어떻게든(예의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지니스가 이루어질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반면에, 우리나라쪽에서는 통역인 나에게 "이새끼들 완전히 장사꾼이구만" "그래 잘났다.."등등. 물론 통역용 발언 은 아니지만... 나중에 캐나다 연방정부 의 상공부장관이 주최한 만찬 에도 참석해서 한국에서 온 대표들과 자리를 같이하게되었는데, 더이상 듣기 거북할정도로 캐나다를 멸시 하는 말들을 하곤했다. 물론 거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그랬다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부분 그들의 시각은 별볼일없는 나라에 관광이나 하러왔다는 식이었다. 하긴 인구로 따지면 남한의 반이 조금넘는정도이고 보면, 시장성면에서 별볼일 없는 나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객관적인 수치만을 놓고 봤을때는 우리나라보다는 시장규모가 작지는 않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캐나다입장에서도 미국의존도의 무역구조를 개선하기위해 다각적으로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증진을 모색하는게 사실이다.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방문자에한해 비자를 면제해 주고있는것도 사실이고. 결국 잘살게된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사람들 스스로가 무시하고 멸시하는 캐나다에 요즘 돈을 갖다 바치고있는 셈이다. 이에 한술더떠 이들이 열어놓은 캐나다문을 이용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다가 대부분의 선량한 한국관광객들과 한국이란 나라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있다. 작년엔가 프라임타임 뉴스에 벤쿠버쪽에서 밀입국하다가 잡혀 수갑을차고 줄줄히 호송차에 타는 Korean들을 보며 참담한 생각까지 들었다. 미국과의 미묘한 관계때문에 무비자협정을 파기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런식의 기사가 최근에 만나본 우리나라사람들의 캐나다에 대한 시각과 함께 나에게는 좀 서글픈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