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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Dooly (넬로섭머린)
날 짜 (Date): 2000년 6월 20일 화요일 오후 01시 48분 23초
제 목(Title): 공무원생활...


여러분들이 축하해 주시니,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창피한 생각도 든다.
정말 평범한 직장을 잡은것에 불과한데...

기대반, 두려움반으로 첫출근을 하고, 벌써 직장생활 3주째 접어들었다.
이전까지 늦게자고, 늦게일어나 학교에 기어가던게 습관이 된지가 오래라
아침 6시에 일어나 샤워하고, 양복갖춰입고, 머리에 기름바르고 자는애
깨워 차에태워 출근하는게 여간 고통스러운게 아니다. 처음 며칠은 온통
아내와 아이, 그리고 누구보다도 내자신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설치는게
너무 적응하기 힘들어, 출근시작 며칠만에 학생시절이 그립기만했다.(인간이
얼마나 간사한지...)

아들녀석의 "대디 빠이~" 소리를 들으며 차에서 내려 출근하는것도 이젠 좀
적응이 된듯싶다.

지난 2주간은 오리엔테이션이다 교육이다해서 정신없이 보냈다. 차관이 주최
하는 리셉션도 해보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일에대한 개략적인 브리핑,그리고
출근 일주일후부터 시작된 교육등, 아직은 실제적인 일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무슨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알게되었다.

무엇보다 나를 두렵게하는건 역시나 언어문제였다. 대부분이 Bilingual인 
사람들 속에 영어하나도 완벽하지 않은 내가 과연 잘해낼수있을까하는 두려움
과 걱정이다. 앞으로 몇년간은 French에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어느정도 level이상의 직급은 Bilingual이 아니면 진급에 상당한 제한을 받는
다고한다. 이중언어국가인 캐나다연방정부이니 만큼 영어와 불어로 서비스를
제공할수있어야 한다는것일게다.

첫출근후 전국각지에서 모인 12명의 신참내기들과는 항상 영어로 얘기를 했다.
그런데,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던 사건은 출근한지 3일후에 일어났다. 차관이
신참들을 위해 환영회를 한다고, 한 호텔의 연회장비슷한곳으로 모이게했다.
가뜩이나 시차적응이 안되 졸린 오후시간이라, 잘낮다 싶어 내려갔다. 차관
의 공식연설(물론 영불어로 번갈아가며)후, 거기모인 많은사람들과 informal
하게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인사도 나누고, 얘기도 하는 시간이 되었다. 높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라 조금은 주눅이 들었으나, 이때 아니면 내존재를
언제 다 알리랴 싶어, 나는 커피한잔을 들어 듬성듬성 서너명씩 무리를 지어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흠...그런데, 모두가
아니 대부분이 불어로 대화를 나누는것이다. 공식적인 업무는 영어가 주언어
이지만, 사적인 대화는 불어를 주로 사용하고있는것이다. 더우기 나를 기죽게
했던것은, 나와 이번에 같이 들어간 다른 신참들도 대부분 불어를 유창하게 
잘 한다는 것이었다. 

"봉쥬! 쥐 마펠 미셸~"  ....."Well...I have to say Good Afternoon instead.."
나는 이런식으로 그들과의 대화에 끼어들곤했는데, 영어만 사용한다고 기분
나빠하진 않았지만, 웬지모르는 소외감에 나스스로가 기가 죽고 말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불어 를 좀더 해두는건데...장난스레 몇마디 불어를 던질줄은
알지만, 연속적인 대화는 불가능하기때문에 나는 더더욱 지난 시간들이 
후회 스러웠다. 나와같은 신참중에 앨버타에서 온 여자하나가 전혀 불어를
못한다. 그래서인지 왠지모르는 유대감(?)에 나와 급속도로 가까워질수있었다.
요즘은 점심시간만되면, 금발의 알버타 아가씨가 내 오피스로 찾아온다.
불어못하는 우리끼리라도 뭉치자는 뜻인지...아니면 나같이 키작은 동양남자를
좋아하는 고상한(?)취미를 가진 금발여인인지는 몰라도...

생각보단 Challenging한 일이라, 여러가지로 기대는 크다. 하지만, 앞으로 
거의 매일 참석해야될 미팅과, 비지니스 writing때문에 조금은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다. 앞으로 1년간은 불어보단 영어writing과 presentation skill에 
중점을 두고 연습해야 할것같다. 첫교육에서 이들은 영어의 조동사의 정확한
의미와 적절한 사용법(legal document상의)을 가르친다. 영어가 마더텅인 
사람들인데도 말이다. 그만큼, 정확한 영어를 요구하는 포지션이라 많은 부담이 
되지만, 다행히도 캐나다 정부안에는 웬만한 대학
만큼이나, 많은 course들이 offer가 되어있어, 원하면 언제든지 들을수있게
되어있다. 이젠 살아남기위한 방법을 연구하여야 만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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