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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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stro (멋진 왕자)
날 짜 (Date): 1994년09월23일(금) 09시43분30초 KDT
제 목(Title): 지존파...그들은 누구인가..


주어진 상황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서로 달리 인식하고 또 대처하니 말이다.

행동방식, 사고방식의 차이를 가져오게하는 가장 근원적인 요인이

무엇인가 말이다.  어쩌면 이러한 질문은 가치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많은 요인을 저마다 주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생각조차 하기 싫은, 정말 토할 것만 같은,

정말 있어서는 아니 될, 정말 인간이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엄청난 살인행각에 대한 기사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정말 가장 잔인한 동물은 인간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가장 고귀한 존재인 동시에 가장 더러운 존재인 인간...

무엇이 인간을 그토록 고귀하게도 또 그토록 천하게도 만드는 것일까?

나는 지금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듣고 있다.  베토벤이 죽기 3년전에

완성한 불멸의 명곡이다.  잘 알다시피 그 당시 베토벤은 극도로 가난했고

더구나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었다.  귀머거리였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어떻게 이토록 감동적인 곡을 쓸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처럼 엄청난 환희를 느끼게하는, 그리고 압도하는 숭고함을

느끼게 하는 곡을 쓸 수 있었을까?

가끔 신문 한쪽 구석에 실려 가슴을 찡하게 하는 소녀 소년 가장은 

누구이고, 가진자가 너무 미워 무조건 죽여야만 했던 이들은 누구인가?

같은 시대에, 같은 환경에 살면서 어쩌면 그리도 다른 삶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 원천은 '사랑'이라고 밖엔 달리

답이 생각나지 않는다.  사랑은 사도 바울(Paul)이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편지에 참으로 명쾌하게 설명되어 있다.  "사랑은 오래참고,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이다.

베터벤의 합창교향곡이 저토록 장엄하고, 당당하고, 힘차고, 말할 수 없이

숭고하고, 더할 수 없는 희열에 가득찰 수 있는 것은, 그리고 신문 한켠에

짧게 소개된 우리 이웃들의 삶이 그토록 영롱한 빛을 내며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것은 그들의 마음속에 분명 큰 사랑이 살아 있었기 때문이리라.

물론 그들이 그런 사랑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들 주위에 그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을 것이다.

힘들어 하고, 괴로워하고, 지쳐있는 우리의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는

작은 사랑이 우리 사회를 살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나는 지존파의 말할 수 없이 잔인한 살인행각을 보며,  파멸된 그들의

인간성을 보며 그것이 그들만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작지만 따뜻한 사랑을 이웃에게 나누어 주지 못한 나의 잘못이며,

결국 지존파 그들은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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