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halee (아기도깨비) 날 짜 (Date): 2003년 10월 21일 화요일 오전 12시 19분 01초 제 목(Title): 의지 & 자신감 이번 학기, 아니 2003년 3q.와 4q.에는 여러가지 일들을 많이 겪게 된다. 좋은 일들이라 다행이기는 하다. 이제. 곧. 핑계댈 것도 없이 완벽하게 서른이 된다. "20대에 해야할 50가지". 상업성에 대한 객관적이면서 비판적인 시각을 버리고, 지극히 개인적이고 감상적으로. 그 책의 정말 몇가지는 해 보고 싶었었다. 그 책에 있는 거창한 것들까지는 아니라도 주유소 아르바이트, 카페 아르바이트, 제주도 자전거 여행. 뭐 이런 것들은 해 볼 수도 있었을텐데. "해 볼 수 있을텐데"로 결국 끝나게 될 것 같다. 예전에는 "나이"라는 걸 의식하지 않고 살았었는데. 요즘에는 항상 마음에 두고 살게 된다. "절대 시계를 보지마라. 이것은 젊은이가 꼭 기억해 주기 바라는 것이다." 에디슨이 이런 말을 했다고 했다. 어린 시절에는 저 명언을 참 자주 들었었는데, 언젠가부터 기억에서 지워졌었다. 어찌 그런 것일까. 우습기까지 하다. 왜 자꾸 나는 내 자신을 "젊은이"가 아닌 부류로 몰아가는지. 그렇다고 내가 젊을 때는 가질 수 없는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닐텐데.. 서론이 너무 길었다... *--- 요즘은 "의지"라는 것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고 이야기하게 된다. 예전에는 "의지"와 "자신감"은 바늘과 실 같은, 나머지 하나 없이는 가질 수도 생길 수도 없는 것이고 생각했었다. 능력과 그에 대한 자기 확신이 있어야 당당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당당함과 자신감에서 강한 의지와 추진력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솔직하고 당당한" 이 두단어가 목표이기도 했고 이상이기도 했다. 솔직하면서 당당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으니깐. 그래서, 솔직하고 당당한 사람들을 존경하고 사랑했고, 솔직하지만 자신없는 사람들은 안타깝게 생각했고, 당당하되 솔직하지 않은, 어떻게 저렇게 당당한지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을 조금은 경멸했었다. 헌데 요즘에는 자신감도. 당당함도. 자기 확신도. 없이, 의지 하나만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는, 그리고 해 내고 있는 내 모습을 가끔 보게 될 때가 있다. 의지 하나로 요근래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이런 내 모습이 자신감이 내 뼈속까지 차 올라서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인생이지.." 사는 게 힘들다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위로하고, 씩 웃어주는 내 모습에 뒤돌아서, 가끔 쓴 웃음을 짓게 된다. "시간에, 의무에, 사람들에 이끌려 흘러가듯 사는 게 인생이야.. 그렇게 살다가는 거지... 작은 행복에 기뻐하면서 말이야..." 타성에 젖어. 타성이라는 늪에 푹 빠져. 자기 확신이 아닌 자족에 빠져. 허우적. 허우적. 밖으로 보이는 내 모습은 솔직하고 당당하게 보일 듯 하지만. 지금의 솔직하고 당당한 내 모습이 "수긍할 수 있는 당당함"일까? 글을 쓰면서도. 예전 같은 깊은 생각이나 자기 성찰이 되지 않는다. 나이가 많아진다고 생각이 깊어지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많아진다고 안정감이 생기는 것도 아닌가보다. @ 아무래도. "다시 글 쓰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하고 당당하고 썼지만. 내 자신을 내보이기가 싫다. 그게 두려워서인지, 당당하지 않아서인지, 부끄러워서인지, 당당하지 않아서인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그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확신도 없다. @ 하나씩 문 닫는 친구들의 개인 보드를, 사라져가는 글쟁이들을 핑계거리로 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 왜 글에 대한 부담을 갖는 걸까? 썰렁해진 키연보드에 대한 미련? @@ 도망가자. 후다다다다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