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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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 토비 *-)
날 짜 (Date): 2003년 8월 14일 목요일 오후 10시 48분 49초
제 목(Title): Re: 첫 월급명세서


사실 엘리카와 이렇게 빠른 시일에 만났다는게 믿기 어려울 지경이다.
왜냐면, 난 사람들이랑 만나자고 하면 거의 일년을 넘기기 때문에.

그렇다고 나한테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은 없었다. 
(* 그저 포기했을 따름이지만 *) -_-;;;


난 취업을 하기 전까지 학교에서 용돈(?) 비스므래한 것을 받았다.
대략 연봉 240만원 정도 되나. --;;;
그러다가, 취업을 하여 내 통장에 월급이 들어왔는데, 거의 연봉 수준의
돈이 들어온 것이다. 난 꿈을 꾸고 있는듯 했다.
연봉의 숫자가 매월 들어오다니... 도대체 이 많은 돈을 어떻게 쓰나.

우리 집은 그렇게 부유하게 시작하진 못했다.
집사람이 8년간 모은 돈이랑 두 형님들에게 원조받은 돈을 합쳐서
간신히 전세집을 마련했고 - 물론 집사람 돈이 가장 많다 - 결혼 후 몇 달간은
직장 다니는 아내에게 용돈 타 쓰면서 살아왔건만...
이제 나도 버젓이 집에 공헌을 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난 월급을 받아서 거의 적금을 부었다.
그럼 생활은 어떻게 하려고?
어차피 난 월 20만원에 충분했던 사람이였으니, 그다지 낯설진 않았다.
하루빨리 자본을 늘려서 아내가 부담했던 자금을 만회할려고 말이다.

그런데, 막상 월급을 받아보니, 이제껏 드리지 못한 어르신들이 생각이 났다.
두 집안 어르신들에게 드리고, 어러 집안 경조사에 드리고,
또 가끔식 먼 친척분들에게 드리고...

그러고보니, 월급이 두툼해도 적금 빠지고 어르신들 드리고, 기부금 내고 등등.
결국 나나 아내가 쓸 돈은 그저 먹고 살 정도.


난 돈에 대해서는 전공이 전공이니만큼,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던졌다.
돈의 카르마에 대해서...

나에게 있어서 돈은 그리 많지 않다.
역학적으로 말하자면 재복이 없는 것이고, 
당첨과 같은 꽁짜는 한번도 받아본적 없고,
주식 투자를 해도 내가 산것만 떨어지고 등등...

나는 스스로에게 돈이 많으면 어디다 쓰고싶은가에 대해 자주 물어봤다.
근데, 별루 쓸데가 없다. 왜냐. 써본적이 별루 없었기 때문에. -_-;;;

그렇다면, 나는 왜 돈을 벌고 있을까.
그건 아마도 나나 내 가족이 먹고 살기위해,
그리고, 나머지 돈은 내 돈이 아니다.
그 돈은 다 쓸데가 있다. 쓸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꼭 써야할 일이 생기면 돈이 생긴다.
갑자기 보너스를 받거나, 무슨 잊고있었던 통장이 발견되거나...


나는 일하러 직장에 나간다.
일을 하면서 일에 집중하고 그 댓가로 어쨌든 월급을 받는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그 월급은 내가 일한 댓가는 아니다.
그 월급은 나 또는 누군가가 쓰여질 돈이다.

돈은 흐른다.
돈은 누구의 소유가 될 수 없다.
단지 돈은 재화나 용역이 필요한 사람의 것으로 교환되어야 한다.

나는 최소한 돈으로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영위하고 있다.


나는 일하러 직장에 나간다.
하지만, 일하러 가는 것이지, 직장이 일보다 앞서진 않는다.

내가 직장에서 펼치고 싶은 꿈은,
직위가 높아지거나, 월급을 더 많이 받는 것이 아니다.
내 꿈은 Global 회사에게 동양의 엄청난 정신을 알려주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그 정신을 알아야 하겠고, 이를 내 몸소 실천해야한다는 
것이다. 그게 내가 월급을 받는 또하나의 이유이라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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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속에서 침묵을 느끼며 침묵 속에서 행위를 발견하는 이는        ^ o ^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는 이 행위의 물결 속에 파묻혀 있지만    -ooO-----Ooo-
그러나 동시에 그는 저 초월의 차원에 있다. - 바가바드기따 -     -* Tob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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