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 토비 *-) 날 짜 (Date): 2002년 10월 22일 화요일 오후 01시 02분 14초 제 목(Title): 마음을 내놓는다는 것 요즘은 새벽에 하루를 시작한다. 아내와 함께. 재미나는 벨소리에 잠을 깨서 세수를 한 다음, 차분하게 앉아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 - 일종의 스스로에게 하는 화이팅이라고 해야하나 - 을 치루고,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선다. 한시간 정도 운동을 한 후, 나는 회사로 출근을 한다. 하루종일 이런저런 일들을 정신없이 하다보면 벌써 하루가 저물어가고, 9시 쯤 집에 오면 아내와 오늘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토론하고서 하루를 정리한다. 내 아내는 지금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마치 수도승처럼 새벽부터 밤까지 고된 수련을 하고있다. 그렇다고 종교에 귀의한 것은 아니고, 절에서의 이판승 사판승 처럼, 나름대로의 수행을 하고 있다. 참으로 고행의 길을 자처해서 가고 있는 그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나의 귀감이 된다. 그래서, 저녁때 집에 돌아와 이런저런 불평불만(?)을 나에게 늘어놓다보면, 어느새 나는 아내에게 안스러운 내 마음과는 반대로 호되게(?) 꾸짖는다. 그 불평불만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발생되는 갈등인데, 그 갈등의 근본이 바로 자기 자신의 마음에 있다고 말해준다. 물론, 이 교육(?)은 내 아내 뿐만 아니라 내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내 생각과 마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각자 마음이 있고 생각이 있는데, 그걸 자꾸만 잊는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이 발생되는 것은 마음을 내놓지 않아서이다. 깊이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사실, 자기 마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데, 그게 모가 아쉽다고 꼬옥 고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거기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내놓고 사랑으로 정성을 다하면 그만인데 말이다. 나도 참 바보같다. 아직도 포기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은데, 그로인해 발생되는 고통을 고스라니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것들을 놓지 못하고 있다. 순환의 중심에 우뚝서는 길을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왜 그리도 자신감이 없는지... 난 아직도 방황을 하고있다. 우리 주위엔 이름모를 훌륭한 수행자들이 있다. 남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내놓는, 남을 위해 자신의 것들을 포기한, 그런 수행자들이 있다. 그들은 아무런 보상도 아무런 조건도 없이 그저 정성어린 사랑을 실천한다. 그들은 순환의 의미를 알기 때문이다. 그런 수행자의 삶은 아닐지라도 내 삶의 방향만은 그 쪽으로 향해있어야 할텐데... =============================================================================== 행위 속에서 침묵을 느끼며 침묵 속에서 행위를 발견하는 이는 ^ o ^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는 이 행위의 물결 속에 파묻혀 있지만 -ooO-----Ooo- 그러나 동시에 그는 저 초월의 차원에 있다. - 바가바드기따 - -* Tobby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