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elika) <218.50.122.96> 날 짜 (Date): 2002년 3월 18일 월요일 오후 06시 31분 46초 제 목(Title): 신입생 시리즈 2탄:시험답지 쓰는 법 간략하고 아주 일반적인 경우, 아닌 경우도 있지만 조금 좁게 사회과학 내지 인문과학 정도로 해두지요. 뭐, 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지만. 250명 교양 강의 조교 생활 4년에 걸친 채점 기준이라고 합시다. 글을 쓰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지요. (사실 답안지 보면 전공 표시 확납니다. 말발 세우고 아는 척하는 건 사회과학이나 사회학과, 문학이론 한 사람들이 그렇고, 도표 그리고 그래프 그리는 사람은 경제학과나 경영학과, 혹은 공대생이면 맞고, 목차로 답안지 반장 채우는 건 법대생이지요.) 이럼 좀 믿어줄까. 후후. 1. 시험 준비 물론, 교과서, 노트 보는 건 필수고.. 교과서를 볼 시간이 없으면 노트를 중시하세요. 교수에 따라 물론 다르지만 나름대로의 이론을 갖고 계신분들은 인지상정이라, 자신의 논리를 따르는 학생들의 답안에 더 기울기 마련입니다. 채점하는 조교들도.. 학부생이 독자적인 논리를 엄하게 펴다가는 스스로 논리가 충분치 않음으로 인해 깡그리 무너지고 마니까.. 자신있으면 물론 해보는 것이 좋지요. (저는 채점할 때-이렇게 말해도 괜찮을까 모르겠는데- 창의적이로 독창적인 사고 삼분의 일, 수업내용에 대한 충실도 삼분의 일, 논리적 전개 삼분의 일 그렇게 항목을 나누어서 했습니다.) 그 다음은 각 학교마다 답안지로 나오는 종이가 있습니다. 거기에 답안을 미리 한번 써보는 것도 좋고 그게 안되면 요점을 포인트만 정리해두세요. 시험칠 때 달랑 그것만 들고 가면 되도록. 2. 시험문제 파악 잘 알듯이 '토론하라', '평가하라', '비교하라', '비판하라'를 잘 봐야 합니다. 그 요건을 못맞추는 답안은 점수를 잘 받을 수가 없지요. 대략, 약술 문제 2개 정도 나오고 큰 문제가 하나 나온다고 치면 약술문제는 답안지 15줄 정도, 큰 논술 문제는 답안지 한 면, 혹은 한면 반 정도면 충분합니다. 3. 답안 작성 문제는 답안을 쓸 때 1. xxx, 2. xxx 이렇게 노트 필기하듯이 항목을 나누면 안됩니다. 그런 경우는 법과목같은 경우나 특별한 경우말고는 없습니다. 서론, 본론, 결론을 나누고 각 부분 한 줄 씩 띄어 쓰십시오. 글씨는 물론 노력해서 잘 쓰시구요. 서론에서는 역사적인 배경이나 대략적인 맥락을 약술하고, 중요한 것은 다음 본론과의 연결입니다. 본론에 들어가서는 특별히 기술하고자 하는 문제를 대략 3줄 정도에 약술하세요. "이 이론은 어떠어떠한 점에서 중요하고, 어떤 것들을 주장하고 있는데 시험에서 요구하는 문제에 비추어 봤을 때 이런 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그다음 대략 3가지 정도 자신의 주장을 찾아야 합니다(argument). 첫째, 둘째, 세째, 이렇게 나누시고.. 각 단락 하에 예를 들어주세요. 다양한 역사적인 사건들, fact를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취하는 입장에 대하여 또한 비판적인 의견이 있을 것입니다(counterargument). 그것을 간략히 소개하고 자기가 취하는 입장에서 비판해주어야지 답안의 argue가 강해집니다. 결론에서는 앞서 본론에서 한 얘기를 간략히 요약하고 현재와 비추어, 혹은 현실과 비추어서 어떠한 함의를 가지는지 서술하세요. 여기서 문제는 한국의 많은 토론문화가 그렇듯이 학생들의 많은 답안이 '양비론' 혹은 '양시론'으로 끝납니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 이것은 우선 자기의 counterargument를 통해 피할 것이고, 결론에서도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입장을 취하되, 다른 이론이나 시각이 왜 타당성이 떨어지는지를 서술해주어야 합니다. 4. 정말 중요한 하지 말아야 할 것 요즘 인터넷에서 쓰는 언어를 절대로 쓰지 말것. 논문이라는 형식은 정해진 형태가 있는 글의 양식입니다. 단어를 정확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잘 택해서 써야 하는데 답안에 단어나 어미를 채팅식으로 끝내는 경우, 혹은 이모티콘-자기가 잘 모를 때.. 예를 들면 ^^;; 이런 표시나 smile같은 표시를 하는 것-을 쓰는 경우는 자기가 얻은 점수까지도 깎아먹고 만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두번째는, 자기의 개인적인 상황을 답안에 쓰면서 '점수 잘 주세요'이런 것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정말 개인적으로 특별한 상황이 있으면 미리 교수님을 찾아가서 말씀드리세요. 잘 하시겠지만 아무리 바쁘시더라도 그냥 전화를 드리는 것은 교수님들은 특히 싫어하십니다. 꼭 찾아뵙고-office hour나 불가피하면 조교랑 전화해서 약속을 하신 후에- 말씀을 드리십시오. 세번째는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으면서 각종 이론가들의 주장을 이렇게 저렇게 cite하지 마세요. 그냥 아는 것으로.. 예를 들자면,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주장을 '루소는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생활을 찬양하며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주장을 했던 것처럼...' 루소의 '자연'은 우리 나라에서 생각하는 '자연'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사회계약론에서 '자연'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사회' 혹은 '국가'에 배치되는 근원적인 인간의 상태로서, 인간의 선함이 보장될 수 있는 원시적 상황이지요. 아무튼 이런 식으로 이론가들의 주장을 근거없이, 맥락없이 차용하는 경우 좋은 답안을 작성할 수 없습니다. 그럼.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