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Rei) <che.kaist.ac.kr> 날 짜 (Date): 1998년 11월 19일 목요일 오전 02시 59분 45초 제 목(Title): 매주 아침마당에서는...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잃은 가족들을 찾는 방송을 한다 (생방송, 아침 8시 30분쯤?). 6.25때 전란으로인해 헤어진 가족을 찾는 것이 아니라 너무 어려 집을 못 찾아서 고아원에 간 사람, 또는 집안이 어려워 각자 친척집에 맡겨져 자란 사람, 가정불화로 인해 엄마를 따라 집을 나갔다가 버려진 사람 등 가지각색이다. 이 방송이 얼마전 부터 계속되어왔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본지는 한달가량되고 원래는 수요일 하루만 가족찾기가 진행되었으나 신청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이틀로 늘렸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왔고 사람들 하나 하나의 사연은 가슴 아팠다. 부부싸움을 하고 서울로 올라간 엄마를 찾아 동생을 데리고 남대문에서 거지생활을 하다 동생도 잃고 엄마도 못 찾은 아줌마 이야기가 가장 처절했다. 기차표가 없다고 기차에서 쫓겨난 이야기하며 동생이 영양실조와 병으로 쓰러진 이야기, 동생을 보살필 수 없어 버려야 했던 이야기 (헤어진게 아니라 버린 것이었다), 밤에 몰래 집을 나가던 엄마가 남긴 이야기, 아버지를 버리고 동생과 서울로 온 이야기 등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아리게 했다. 내 기억에 이분은 아무도 못 찾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통은 연세가 좀 있으신 분(40대)들이 나왔는데 어느 날인가는 아주 젊고 이쁘장한 아가씨가 나와서 엄마를 찾았던 적이 있다. 지금까지 엄마는 어렸을 때 돌아가신 줄 알고 있었는데 돌아가신게 아니라 사실은 재가했다는 말을 듣고 살아계시다면 전화목소리만 이라도 듣고 싶다고 하소연 하는 드라마에서나 봄직한 사연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드라마에서라면 엄마도 만나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면 서로 부둥켜 안았겠지만 현실은 그와 멀었다. 외삼촌되는 분이 전화해서 '엄마는 살아계시지만 만나는 것도 전화도 할 생각을 하지 말아라'라는 냉정한 말밖에 들을 수 없었다. 관심없이 TV를 스쳐가다 들어보면 신파조의 어설픈 이야기지만 가슴을 열고 들어보면 사람사는 이야기고 윗세대의 그 어려웠던 찌든 삶의 내음과 혈연이라는 끊질긴 인연 이 엉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누가 아침부터 저런 내용의 TV프로그램을 볼까?하며 고개를 갸웃해보기도 하지만 요즘에 나오는 사람들은 90% 이상 가족을 만나고 있다. 방영초창기에는 30%도 채 못 만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나마 가족을 찾게되는계기를 마련해주었던 것은 TV를 보던 가족이 아니라 주변 친지어른들의 연락을 통해서였다.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사람들의 관심도 그만큼 많았다는 이야기다. 가슴 아픈 이야기를 늘어놓는 여러 사람들을 보며 난 이렇게 편안하니 복받은 녀석이야~ 하는 상대적 만족감을 느끼고 또 느끼기 위해 그리고 그러한 데서오는 사소한 생대적 만좀감을 얻기 위해 수요일마다 목요일마다 TV앞에 앉아 있는 건 아닌 거 같다. 어떠한 이끌림에 의해 책임감이라도 느끼면서 앉아있다. 그 이유가 뭘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