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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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 토비 *-)
날 짜 (Date): 1998년 11월 10일 화요일 오전 03시 17분 37초
제 목(Title): Re: 늦가을의 캠퍼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연대 교정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포근하고 신비롭다.

점심때쯤에 북문을 지나 동문으로 가는 그 도로를 지날때면, 난 언제나 분위기 있는

음악을 크게(?) 틀고 차의 창문을 활짝 연다. 내 얼굴에 와닿는 바람은 다소 차갑게

느껴지지만, 바람에 흩어지는 낙엽과 맑게 펼쳐진 하늘, 그리고 약간의 비트가 있는

음악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찌든 머리속을 잠시나마 이완시켜주는 것 같아 좋다.


처음 연대에 입학했었을때, 참으로 희안한 모습들을 발견했다. 지금보다는 훨씬 잇

슈가 컸지만, 중앙도서관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그당시의 사회적인 잇슈를 토론

했었고, 반면 그 반대편에서는 삼삼오오로 모여 물 좋은 나이트 갈 계획을 잡느라

벤치에 앉아 떠들고 있었으며, 도서관 내에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책상에 앉아 공부

하는 사람들로 가득찼었다.

처음엔 잘 노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러갈 계획만 짰었고, 얼마 후엔 MT때 같이 술잔을

기울였던 한 선배의 죽음으로 인해 작지만 무게가 실린 돌을 함께 던졌었고,

대학 후반부때는 최루탄에 얼룩진 도서관에 앉아 책을 보기도 했었다.

그 어떤 때에도 항상 학교 내에서는 각기 다른 모습들이 공존해왔었고, 그 누구도

자신과 다른 모습들에 대해 질타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이 모든 상이한 모습들은 모두가 교정 내에 있었고, 우리들은 같은 대학이라

는 동질성을 느끼고 지내왔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커다란 세상 속에 여러가지 모습을 띤 작은 마술같은 세계가

모여있으며, 이는 그 어떤 시시비비가 없는 조화로운 모습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대학 교정을 거닐면서 볼때마다 새로운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그 모습이 잘 짜여진 무대배경이라서도 아니요, 내가 예전부터 생각해 놓았던 모습

의 재현도 아니다. 그건 단지 있고자 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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