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thena (유니콘) 날 짜 (Date): 1998년 4월 27일 월요일 오전 02시 02분 17초 제 목(Title): 당황한 나와 황당한 나 에피소드 1. 기숙사 지난 토요일에 내 전공과 관련이 있는 학회가 두군데나 열렸는데 두곳 모두 서울이었고 공교롭게도 두곳에 모두 발표하기로 되어 있었다. 발표자료도 만들어야했고 할 일도 많아서 새벽2시에 비로소 일을 끝내고 들어갈 수 있었는데 겨우 잠을 자보아야 3시간 남짓. 왜냐면 새벽 6시 반에 고속버스를 예매해 놓았기 때문에 적어도 5시쯤에는 일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방에 들어가 잠을 자려다가 생각해보니 양복 정장을 입을까? 아니면 아래, 위를 따로 따로 입을까? 한걸음 더 나아가 넥타이없는 차이나 칼라의 와이셔츠를 입을까? 고민이 되었다. 한곳의 학회는 상당히 보수적이라 양복정장을 입으면 좋겠는데 오후에 친구와 만날 약속을 해 놓았기 때문에 양복은 너무도 거추장스런 옷차림이기에 고민 또 고민이 되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정신이 없을 것이 뻔하기때문에 지금 입어보고 결정하자! 라는 생각에 옷을 벗고 팬티차림에 내의는 하나도 걸치지 않고 와이셔츠에 넥타이에 양복을 대충 걸치고 세면실에 거울에 비춰보고 다시 방에 돌아와 와이셔츠 갈아입고 또 다른 양복꺼내어 입고 다시 세면실로.. (* 내방 거울은 너무 작아 잘 안보인다. 남들은 잘 보일라나? *) 세면실 거울에 비추어보고 다시 나오는데 한 아이랑 마주쳤고 그 아이의 황당한 표정, 웃기다는 표정이 아닌 거의 정신이상자를 바라보는 듯한 그 괴상한 눈빛. 기분이 팍! 상한채 방에 들어와서 내가 뭘 잘못했나하면서 내 옷차림을 봤더니 팬티에 와이셔츠 단추는 몽땅 풀어헤쳐서 맨살이 다 들여다 보이고 그 꼴불견 와이셔츠에 양복 윗도리는 걸쳤으니....... 누가봐도 날 제정신이라 할까. 에피소드 2. 학교내 뒷길 여름 날씨로 인해 더운 운동화는 벗어 제끼고 슬리퍼를 끌고 산책나온 나. 산책이 아니라 군것질하러 학교내 매점에 나왔다. 기숙사에서 쓰던 샴푸가 갑자기 행방불명되어서 샴푸하나사고 빵하고 과자를 품안에 안고 기숙사까지 어정어정 걸어가는데 갑자기 쏟아지는 비. 봄비인데 맞아줘? 아니지 산성비인데 맞지 말아야하지 않을까? 내 머리숱이 이렇게 많은데 산성비라도 괜찮을거야.. 뛸까? 걸을까? 고민하던중.. 뚝 !~ 슬리퍼 맞가는 소리 (슬리퍼 가장자리 끈이 끊어짐. 정확히 말해 본드로 붙인 곳이 떨어짐. 으으으.. 슬리퍼 만든 곳이 어딘지 몰라도 어떻게 이렇게 만들수 있을까?) 남들이 잘 다니지 않은 길이고 주위에 사람도 없어 다행이었는데 뒤에서 차가 빵~ 하면서 오는 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난 도로의 한 가운데. 한쪽발을 질질~~ 끌면서 길가로 간신히 피했지만 쪽팔림과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한숨만 나왔다. 쏟아지는 빗속에 한걸음 전진하기위한 눈물겨운 노력.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던 나는 슬리퍼를 양손에 들고 뛰었다. (* 국민학교 운동회에서 운동화 벗고 뛰던 아이들 생각이 났다. 나도 한번 그거 흉내내다가 달리기에서 꼴찌했던 적이 있는데 그거 할 짓이 못된다. 발바닥이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 기숙사까지 뛰어가는 내 모습이란. 가슴에는 과자를 안고 슬리퍼는 양손에 들고..쭈압.. 잔인한 4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