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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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 토비 *-맧)
날 짜 (Date): 1997년11월25일(화) 02시00분25초 ROK
제 목(Title): 주말 보내기...


난 특별한 일 없으면 주말엔 여지없이 서울에 간다. 다른 사람들은 특별한 일 없으면
 
대전에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상하게도 난 서울 집에 간다.
 
서울가면 뭐 꿀 발라 놓은것도 없으면서 말이다. 왜 갈까나...
 
 
처음 대전에 내려와서 일주일은 참으로 길었다. 매일 허덕거리면서 보냈던 석사 1년
 
차때, 난 그야말로 금요일이 오기만을 기둘렸다. 금요일에는 수업이 2시반에 끝나는
 
데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우리 대학 친구들 4명은 미리 준비한 가방을 들고 기냥 대
 
전 버스 터미날로 향한다. 그리고는 싱글벙글 서울에 도착해서 집에 간다.
 
그 당시엔 나도 바쁜 주말을 보냈다. 친구들도 만나고 여자친구도 만나고.
 
일요일 아침이 되면 아쉬움을 뒤로한체 무거운 발걸음을 대전으로 옮겨야 했었다.
 
 
박사 1년차때. 난 주말이 싫었다. 주말이 되면 그저 원내 아파트에 누워 밥도 굶어
 
가면서 TV를 열심히 봤다. 친구들은 다들 서울가서 여자 친구 또는 와이프 만나는데

난 혼자 남아서 공부한답시고 그저 게으름만 피우다가 주말을 보내기가 일수다.
 
가끔 집에가서 내가 아는 여자들의 전화를 걸다보면 다들 집에 없거나 약속이 있다.
 
참으로 지루한 주말이다. 그렇다고 뭔가 생산적인 적어도 재충전의 시간이 아닌 그저
 
시간 때우기 식의 주말을 보내었다. 이렇게 1년을 보내다 보니까 정말 대전에 혼자
 
있기가 너무나도 싫었었고, 결국 어느 시점 이후엔 매주 다시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
 
다. 일이 있건 없건간에....
 
 
2년차때 부턴가, 아마도 사람들을 사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주말엔 늘 약속이
 
있었고 집에 와서도 거의 부모님 보기가 힘들정도였다. 후배들이랑 몰려다니면서 사
 
람들을 계속 만나게 되었고, 간간히 데이트(?)도 하고....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만남들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올해들면서 다시 또 과거의
 
모습처럼 집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이제는 약속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그저 사람만나
 
기가 귀찮고 뭔가 신경쓰기가 싫어져서 그런것 같다.


오늘은 둘째 형님댁에 가서 식구들 모두가 식사를 했다. 다들 모인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길하다가... 또 희안한 블랙홀을 만났다.
 
둘째 형님 : 토비야~  너 주말인데 않 바쁘니?
 
오마니 : 바쁘긴...  요즘은 토비가 집에 오면 계속 잠만 자더라. 예전엔 주말이면
         계속 약속이 있더니만, 요즘은 약속도 없나봐. 쯔쯧.. 주말에 만날 여자도
         없나봐~
 
토비 : (글적글적) 머.... 그냥 피곤하니까 그렇죠. 주중에 못잔 잠을 주말에 보충을
       할려니까.....
 
오마니 : 으이구... 그러다가 언제 장가갈려구!!!  그 많았던 여자는 정리했냐??
 
토비 : 읔... 모가 많아여???  나참~  이거원 없는 사람 가엾이 여기시진 못할망정
       많다니여..  흑흑..  정리 또 뭐야요?  있어야 정리하져. 흑흑...엉엉..
 
모두들 : (불쌍한 눈초리로) 쯧쯧..
 
정말..  내가 그렇게 불쌍하게 보였나. 가족들 모두가 혼자 집에서 잠만 자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게 보였나봐. 쫍~

하긴 요즘은 특히나 집에 가면 암 생각없이 잠만 자니까...  가끔식 책상에 앉아 책
 
보거나 아님 CD사러 잠깐 나갔다가 집에 들어와 음악 계속 듣고 있으니...
 
에이, 그래도 그렇지. 나도 주말에 여자 만나고 데이뜨도 하고 그러면 좋다는거알지.
 
하지만, 데이뜨 할 여자가 있어야지. 아는 여자 아무나 전화걸어서 데이뜨하면 될까?
 
근데, 요즘은 그것도 못하겠다. 그렇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있지만, 매주
 
만나고 데이뜨하기가 겁난다. 아니 겁난다기 보단 자신이 없다.
 
내가 서둘러 접근했다가 지금까지 좋았던 관계마저 끝나면 어떻하라고. 파경으로 가
 
기보단 그냥 혼자 좋아하는게 낫지. 으음.
 
침대에 누워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대학때 4년 동안 만났던 친구가 생각난다. 아직까

지도 그 친구를 처음 만났을때의 충격(?)을 갖게할만한 여자는 못 만나본것 같다.


그 당시 난 음악에 빠져 미팅이나 여자친구 만나는 것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그

저 수업 끝나면 곧장 집으로 달려가 음악 듣기에 바빴으니까. 근데 초등학교 친구가

억지로 끌고나온 자리에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갈려고 했었는데, 갑자기 내 눈에 들

어온 그 친구의 모습은 거의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친구의 만남으

로 내 주말은 그냥 넘어간 적이 없었고, 매주 계획적인 데이뜨 코스를 선정하여 그 

친구랑 늘 함께 보냈던 그 시절이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만약 그때 그 

친구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주말에 뭐 할까 고민하지도 않았을것이고,

식구들에게 핀잔(?)도 없었을 것이겠고, 거리에 다니는 커플들에 대해 부러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 뭐하나. 현재 난 허겁지겁 한주를 보내고 나면 또다시

집에 올라가 무료한 시간들을 축내야 할텐데 말이다.


주말에 뭐할까?  이번 크리스마스땐 뭐하고 지낼까?  이번 신년 휴일땐 뭐하고 놀까?

등등...  줄기차게 다가오는 휴일이나 낭만적인 이벤트 날이 그저 침대에 누워 뒹구

는 시간들로 채워질 생각을 하니...... 후훗..  웃음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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