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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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stella (tams)
날 짜 (Date): 1997년11월16일(일) 06시52분00초 ROK
제 목(Title): 눈이 내린다. 오늘도....



난 연대를 졸업했는데도 여기가 낯설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글을 내가 쓰고 
있다는 것이 기이하다. 

아무튼 누군가 나의 글을 읽겠거니 생각이 드니 차마 함부로
글을 쓰기가 어렵다. 말에 솔직하지 못해 그만둔 오래전 일기쓰기의 습관처럼 
나 자신의 작은 조각들을 남에게 들추어 보여 준다는 것이 왠지
두렵기 까지 하다.

마누라와 난 연대 동문이다. 둘이 어렵게(?) 결혼해서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현재 직업은 셋 다 학생이다. 아이는 프리스쿨....    

그저께 밤부터 내리던 눈이 오늘 아침 잠시 멈추더니,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얼마전 까지 뒹둘던 낙엽이니 추억이니 모두
눈속으로 빨려들어가 버렸다.

새벽녘에 눈치우는 트럭소리에 잠이 깼다.
마누란 아직도 자고 있다. 어젯밤 늦게까지 할 일이 많았나?
요즘은 프로포잘 때문에 자주 밤을 세우는 듯 싶다.

아들 녀석 방 창문을 비닐로 막고 나서 주차장에
나가 보니 우리집 차만 눈이 수북히 쌓여 있다.

귀찮기는 하지만, 커뮤니티 쎈터로 '백설공주(Snow White)' 연극을
보러가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눈을 치워야 했다.

아이들이 하는 연극이라 잘은 못했다. 그래도 난 이런 분위기가 좋다.
사람 사는 것 같은 분위기....

부모들 손을 잡고 삼삼오오 아이들이 왔다. 아들놈 프리스쿨 친구도 
한 명 만났다. 어딜 가도 이젠 제법 의젓해 하는 아이를 보면서
가끔은 지 애비를 닮아 가는 것이 불만이기도 하지만, 든든하다.

눈이 내린다. 아주 춥고 스산하지만, 그래도 오늘 저녁엔 아이가 좋아하는
이탈리안 식당에 가기로 했다. 
눈이 더 내리면 그냥 집에서 사과파이나 만들어서 구워 먹어야 겠다.

눈이 점점 더 내린다. 
Let it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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