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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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 토비 *-롔)
날 짜 (Date): 1997년07월23일(수) 15시06분24초 KDT
제 목(Title): 회상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과거를 생각하게 하는 물건이나 장소, 음악 등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빛바랜 사진들을 우연히 구석진 곳에서 찾거나, 또는 서랍속에 넣어둔 누군가에
 
게서 받은 선물을 볼때면 잠시 회상에 젖는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 잊어버리는 사람
 
의 공통적인 습성일지라도 기억 어딘가엔 꾸준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이러한 매개체를 통해 그 기억들이 다시금 떠오르게 될테니까....
 
 
지난 주말에 연이어 무척 더운 날씨였다. 요즘은 주말이 되면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
 
는 시간들이 더 많은것 같다. 이제 막 새 보금자리를 잡으신 둘째형님 댁에도 방문
 
해야하고 어머니랑도 데이뜨해야 하고 큰형수님과도 영화봐야하고 등등..
 
아마도 같이 모여살지 않아서 그런건지는 잘 몰라도 주말이 되면 적어도 하루는 가족
 
들과 보내는 것 같다.
 
이번 주말엔 둘째형님댁에 가서 놀았다. 물론 둘째형님 운전연수 해주느라고 오후
 
내내 형 옆에 있었지만, 저녁때 집에 놀러가서리 둘째형수님이 해주시는 맛있는 저녁
 
과 예쁜 옷까지 선물받고...  넘 기분이 좋았다. 역시 아부는 필요한것이여~ -_-;;
 
한 집에 두명씩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은 각 가구당 그 구성원들이 가계를 이끌어야 한
 
다. 우리 집에서는 내 월급이랑 어머니에게 지급되는 연금이 전부다.
 
예전보다 훨씬 줄어든 수입액으로 인하여 내 소비구조 및 그 규모또한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아무 개념없이 샀던 CD의 수를 줄이기로 하고서 사야할 목록을 자알
 
조정하여 적당하게 사기로 했다. 그러던중, 음악을 무척 좋아하고 CD사러 같이 갔던
 
한 후배가 나에게 CD 한장을 사준다는 것이 아닌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안는 얍삽한
 
토비. 흐흣.   전에도 한번 씨디를 받은적이 있었는데.... 그 후배 또한 돈이 펑펑
 
남아 도는 것도 아닌데, 참 미안하기도 하고 또한편으로는 무척 고맙다. 매번.
 
난 무심코 눈이 팍~ 띈 앨범 하나를 골랐다. 그 앨번은 바로 반 헬런의 앨범.
 
 
고 3 때 난 집에서 공부를 하지 않고 사설 독서실에서 밤늦게까지 했다. 집에는 별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었고, 그저 독서실에서 조용히 공부하는게 나에겐 훨씬 편했다.
 
그러던중 예전에 친구한테서 얻은 어느 그룹의 곡이 있었는데, 그 곡이 너무 좋아서
 
그 그룹의 앨범을 살려고 했었다. 그래서 산 테입이 밴 헬런의 5150 앨범.
 
신명나는 기타소리와 경쾌한 드럼소리, 시원하게 울부짖는(?) 리드보컬의 소리등..
 
그 당시 침울했던 내 기분을 말끔하게 씻어 주기엔 충분한 그런 곡들이 있었다.
 
난 거의 매일 이 테입을 들으면서 새벽 밤거리를 혼자 걸었다. 독서실에서 우리집
 
까지 4정거장 정도의 거리인데, 차도가 아닌 주택가의 넓은 길은 무척 조용하고 기분
 
이 좋았다. 새벽 2-3시쯤 귀에 이어폰을 끼고 밴 헬런의 테입을 들으면서 걷는다.

조용한 밤거리에 내 귀에 들려오는 쩡쩡한 노래소리. 마치 그 그룹의 베이스 연주자
 
인양 폼을 재면서 혼자 아무생각없이 걷는다.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그저 시험공부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난 행복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난 그 음악을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밤에 차에서 듣는다. 이 음
 
악을 들으면 그 당시의 내 모습과 내 생각들이 쏜살같이 스쳐지나가지만, 지금은 그
 
때와는 다르다. 상황은 다르다. 그러나, 그때처럼 지금도 머리 속이 복잡한건 마찬가
 
지이다. 비록 생각하는 대상이 다를지라도, 그때보다 오히려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생각들로 나를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난 행복하다. 이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그 음악 속으로 빠져들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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