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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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halee (...imp...)
날 짜 (Date): 1997년06월12일(목) 12시40분27초 KDT
제 목(Title): 교수님과 야식


  (제목이 김창완의 "어머니와 고등어"와 비슷한 분위기다.. 훗훗.)

  워낙이 오락과는 담을 쌓고 사는,
  싸늘한 눈초리가 고년차 선배들의 오락조차 주춤하게 하는,
  겁없는 석 2, 이 모양.

  어제는 왠일로 엄청난 오락에 심취해 있었다.
  이름하여.... FreeCell...

  오락이라는 녀석이 워낙이 마약 같은 것이라
  (사실.. 마약을 안 해 봐서.. 어떤진 잘 모르지만..
   사실.. 다들 그렇다고 해서.. 오락을 멀리하긴 하지만..)
  한번 시작하면 끝내기가 힘들다.
  게다가 MS의 이 단순한 오락은 한 게임을 끝마치면 다시 새 게임이 열린다.
  나한테 허락도 안 받고.

  하여튼. 이말을 할라고 했던 것이 아니지비.

  '이제 고만 해야지..'하는 순간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아구.. 현아는 오락만 하나봐.."

  연구실에 새로 오신지 얼마 안 되는 젊은 교수님이시다.
  끅~~~~~~ 우리 방에 와 보신 것두 몇차례 안 되는데.. 하필 이럴 때...

  내 지도 교수님은 과학원에서도 몇위안에 드시는 "원로"교수님이시다.
  교수님을 뵐 때마다 느껴지는 가슴 서늘함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잘 적응되지 않는데...
  어제 밤에는 황당했다. 내 모습을 내가 생각해 봐도.

  자리에 앉은 채로. 옆으로 돌려앉아.
  "아~~~ 안녕하세요?"
  "음.. 무슨 오락이니?"
  "어.. 이거 처음 보시는 거에요?
   어쩌구 저쩌구... 하는 건데.."
  "그런 걸 왜 사람이 하니?"
  T.T
  
  하여튼.
  이 선생님께서 남아있는 사람들을 모아보랜다. 야식이나 먹자구.

  (선생님이란 말도 그냥 넘어가면 안 되지비..
   우리의 이 멋있는 교수님이 저번 신입생 환영회때 하신 말씀. 
   - 과기원 전산과 학생들은 왜 교수님을 "김박사님" "이박사님" 하고 
     부르나. 그건 동등한 사람들끼리에나 쓰는 거고 윗분한테 쓰는 말은 아니다. 
     그럼 "교수님"이란 말은? 그건 단지 지위를 의미하는 말이다. 
     교수와 학생의 관계는 사제지간이다. 
     나는 젊으니깐 박사라고 하든 교수라고 하든 상관 없는데, 
     우리 "김교수님"한테 학생들이 "김박사님"하는 건... 참 보기 좋지 않다. 
     우리한텐 "선생님"이란 좋은 말이 있는데, 왜 그걸 안 쓰나? -
   초기의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나도 쉽게 '박사님'이란 호칭에 익숙해졌었다.
   덕택에 요근래는 교수님 뵐 때마다 한박자 쉬어서 말씀을 드리게 된다. 
   '음.. 김박사님하고 부르면 안 되....')

  야밤에 교수님과의 야식이라...

  나보다 나이 많은 막내 따님을 가지신,
  왠지 학생들이랑 어울리는 걸 어색해 하시는,
  게다가 워낙이 술을 즐기시는
  지도교수님을 위로 모시고 있는 나에게는

  떡볶이, 순대, 김밥, 과일 등을 어수선하게 차려놓고
  그 곁에 둘러앉아 교수님 아기 이야기, 유학시절 이야기, 
  전산과의 이런저런 현상황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상상조차 안 되는 일이었었다...

  훗훗.. 
  오락하다가 꾸중들은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서있는 교수님 앞에 앉아서 주절주절 대었던 무례하기 짝이 없던 내 행동에도.
  별로 큰일났다던가, 무섭다던가, '찍혔겠다'던가.. 하는 걱정이 되지 않는 건..
  그만큼, 우리 젊은 선.생.님.이 편하다는 이야기인지...

  난 우리 젊은 선생님이.. 참 좋다.


  @ 어제의 조그만 자리는.. 어딘가에 꼭 기록해 두고 싶었다.
  @ 담에는 우리 선생님, 내 지도 교수님에 대한 글도 써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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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백은색이아니야.색을본다는것을우산을먼저보고비를나중에보는어리석음이야.색은 
흑백을풍부하게하는데써야하는거야.그렇지않으면사람을홀리고어지럽게할뿐이야. 
'진리'는없고'진리들'만난무하게되는것이야......            '[나무야나무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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