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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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 토비 *-�)
날 짜 (Date): 1997년02월22일(토) 21시31분05초 KST
제 목(Title): 나의 졸업식


어제는 곽원 졸업식이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그 썰렁한 공간에 자동차랑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였던것 같다. 그래도 연대 졸업식만 할까. 후훗.

내가 졸업할때에는 졸업식때에도 썰렁함을 늘 신선하게 유지했었는데, 지금은 그나마

사람들이 꽤 많아 보이는 것 같아서 졸업식같은 기분이 난다.

내가 처음으로 졸업이라는 식에 참석한건 초등학교때 부터인것 같다. 머 유치원은

나와본적이 없어서리. 

초등학교때 졸업식은 참 나에게 자신감을 주었던것 같다. 전교 300명 중에 200등이

넘었던 나에게도 상을 주다니. 아마 졸업식이 전교생에게 상을 주는데만 엄청 걸렸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래도 상을 받으니까 받는 사람은 얼마나 기쁜가. :)

또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외할머니과의 사진한장. 무척 무섭지만 그래도 막내 손자

인 나에게는 무척 자상하셨던 할머니. 그날도 아프신 몸을 이끄시고 귀여운 외손자

졸업하는거 보실려고 친히 참석하셨던 것이다. 졸업식이 끝나고나서 어머니 몰래

꼬기꼬기 접으신 돈을 나에게 주시면서 필요한거 사라고....

할머니와의 졸업식 사진은 그게 마지막이였다.

중학교때 졸업식은 절친한 친구들과의 이별을 너무나도 가슴아팠던것 같다. 같이 늘

붙어다녔던 4명이 있었는데, 4명다 다른 고등학교로 가는 바람에 중학교 졸업식이

우리들에게는 너무나도 아쉬웠던 날이기도 했다. 졸업식 이후에 고등학교에 가더라도

만남을 이어가자고 다짐을 했었는데, 대학교에 간 다음부터 우리들의 만남을 이어가

기는 너무 어려워졌다. 한 친구는 재수를 했고, 또한 친구는 지방학교로 가는 바람에

만나기 어려웠고, 또한 친구는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어서...  아마도 중학교 졸업

식 이후에 우리들이 함께 모여 웃음 가득찬 모습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때 졸업식은 몇가지 챙피한 일이 있었다. 앞에 나가서 상을 받는데 상주는

사람이 자매결혼을 맺은 군부대 대대장님이셨다. 그당시 군인에 대해 별루 좋은 기억

이 없어서, 군인이 주는 상을 무척 꺼려했던 것이였다. 근데 참으로 건방진 생각을

했던건 바로 나의 아버지도 군인이셨던 사실을 까먹었다는 것이다. 졸업식에 않간다

고 생때를 부리다가 아버지한테 무척 섭섭하게 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부끄럽고 아버

지께 넘 죄송스러운 일이였다. 

대학때 졸업식은 참으로 낭만적으로 기억이 난다. 대학 친구들 6명이서 모두 여자친

구와 함께 사진을 찍고 밤에는 나이트가고. 그 당시 사귀던 친구 덕분에 대학 졸업식

을 잼있게 보낼 수 있었고 많은 축하와 친구들과의 사진들이 내 사진첩을 하나 이상

을 차지한 것도 대학 졸업식 때였다.

대학원때 졸업식은 가장 썰렁하고 대학때와는 무척 대조되는 기억이 난다. 그래도

형수님이 꽃순이(?)이 되셔서 그나마 여자한테 꽃을 받긴 했었지만 졸업식 분위기도

조용했고 사진도 거의 않찍고 그냥 바삐 서울로 올라온 기억이 난다. 그 대신 연대에

가서 대학원 졸업하는 친구들과 같이 사진찍는, 참 우수운 졸업을 맞이했던것 같다.


어제는 졸업식이기도 하지만 재학생들에게는 기숙사 이사하는 날이기도 했다. 벌써

7번째 이사를 해왔는데 처음 대전에 내려와서 2년을 기숙사에 살다가 박사과정에 올

라가서는 줄곧 원내 아파트에 살았는데, 이번엔 다시 기숙사로 옮기게 되었다.

마치 쫓겨나는것 같기도 하고, 이젠 빨리 나가라는 것같기도 하고..  후훗.

짐을 챙겨서 기숙사로 옮기다가가 친구를 만났다. 대학원 동기인 그 친구는 벌써 박

사 가운을 입고서 나를 반갑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그렇지. 저 친구 오늘 졸업하

지. 그 친구에게 졸업 축하한다는 악수를 청하고서 같이 사진 찍자고 하는 것을 애

써 거절하고 대충 이사 핑계를 둘러댔다. 그리고 바삐 이사짐을 옮기였는데...

참 기분이 이상야릇했다. 저 친구는 벌써 졸업을 하는구나.

우리 대학원 동기들 중에 아직까지 논문 프로포잘 심사도 못한 사람이 우리 랩 동기

녀석과 나. 이렇게 둘인데. 다들 바쁘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졸업을 위해(?) 열심

히 나날을 사는데, 난 뭐하고 있을까.

이사를 다 마치고 연구소에 돌아와 불이나게 오는 문의전화 처리하느라고 허덕허덕

거리는 내 모습이 어제는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 

나의 졸업식은 언제가 될까?  그때가 되면 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냥 머슥머슥 피해버렸던 그 친구에게 넘 미안하게 생각하고, 김박사가 된 친구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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