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YonOul (.. 리온 ..�) 날 짜 (Date): 1996년09월13일(금) 17시34분04초 KDT 제 목(Title): 연고전에 대한 생각 전에 경험했던 연고전을 생각해 보면 나는 이번 연고전 무산 결정이 아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고대분들은 연고전을 통해서 아픈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말씀하시고, 연대의 일부 학우들도 그런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저는 학교를 떠난지가 몇년되서 요즘 학내에선 연고제에 대해 어떤 여론인지 모릅니다) 물론 총학생회에서는 아쉬울 것이다. 연대나 고대의 총학생회는 이번 연고전 - 물론 이때는 연고제가 되겠지만 -을 위축된 운동역량의 강화 와 결집을 위한 장으로, 그리고 대국민 선전전을 위한 좋은 자리로 인 식하고 있을테고, 따라서 그런 기회가 없어진다는 점에 무척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의 연고전은 그랬다. 경기장을 나와 연대와 고대 학우가 반대 방향으로 큰 길의 절반을 점령하고 행진하면 서, 군중의 중간중간에 끼어있는 학생회 인원들은 투쟁 구호를 선창하 고 사람들의 일부는 그에 동조하고 일부는 괜한 자부심으로 들떠 있고 ... 투쟁도 아니고 유희도 아니고 ... 그런 어중간한 모습이었다. 일학년 신입생들도 아쉬울 것이다. 선배들의 과장된 홍보속에 학기초 부터 기대해 온 연고전이 무산된다면 말이다. 그렇게 한번 깽판칠 기 회도 잃어버리고, 여자 친구 불러서 연고대의 자부심을 마음껏 드높일 수 있는 자리가 없어지니 말이다. 연고대의 운동선수들은 좋을 것이다. 앞으로 뼈를 깍는 훈련 일정이 잡혀있을 그들 - 이름만 아마추어인 프로선수들 - 은 일단 훈련의 고 통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대학생다운 2학기를 보낼 수도 있을테고, 혹 시나 경기에 패한 후에 겪어야 할 가혹한 기합과 수모에 대한 부담감 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 물론 그냥 참가하여 행동을 함께하면 즐겁다. 연대와 이대 서강대 홍대에 둘러쌓여 있어 대학가라는 이미지를 등에 업고 장사하면서도 대학생들에 대한 배려라고는 전혀 없는 신촌의 상 업자본을 뽀개는 즐거움이 있다. (연고대생들은 잘 알겠지만, 일명 " 기차놀이") 원을 그리고 둘러서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중에 연대생이라고 신촌시장 아저씨가 가져다 주는 맥주 한박스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기는 하다. 고대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된것도 다 연고전 덕분 이기도 하다. 하지만 환락의 밤이 지나고 새벽의 미명이 밝아오면 폐부 가득히 밀려드 는 것은 허탈함과 후회뿐이다. 새벽길에서 길가에 가득쌓인 쓰레기와 막 걸리, 토엑질한 흔적들을 치우시는 서대문 구청 청소부 아저씨들을 볼때 면 쥐구멍에라도 숨어들고 싶을 뿐이다. 난 아직도 왜 연고전을 계속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대학시절 4번의 연 고전을 참석했고 나름대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 친구들 불러 서 한번 논다는 시간, 그 이상은 아닌것 같다. 최근 들어서는 연고대 간 의 경쟁심만 부추기고 화합의 역할은 못하는 것 같은 모습인 것 같고... 단지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이기에 계속한다는 것은 아닌가? 그 전통 이라는 이름으로 진정한 의미는 망각한채 사람을 많이 모을 수 있는 방식 으로의 형식만을 답습하여 유치한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인습으로서의 연고전을 계속 반복한다면 언젠가 연고대생은 올 이대축제 에서 고대생들이 경험했던 부끄러움을 다시 느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 다. 대안 없는 비판 - 이런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말았다. 왜 사람들이 다 들 연고전이 올해 열리지 않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들을 보이는지 답 답해서이다. 올해 연대는 상처를 입었다. 그 상처를 연고전이 치유해 줄 수 있을까? 수억이 넘게 드는 경비의 문제를 차치한다고 하더라도, 연고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길래 연고전만 한다면 연대가 입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걸까? 올해 연고전도 이틀을 진탕 노는 자리가 될텐데 ... 그냥 정신없이 하루를 놀아서 어제의 아픔을 잊으라는 식의 생각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연대의 상처는 이 시대의 모순으로 인해 발생할 수 밖에 없던 비극 이었으며 그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언제든 재발할 불씨를 품고 있다. 지금은 먹고 마시고 도로를 점거하고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러대며 누가 잘 났는지 신경전을 벌일 때는 아닌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