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rheeyj (TinSoldier�) 날 짜 (Date): 1996년09월07일(토) 13시43분22초 KDT 제 목(Title): 가을 어제는 늦게까지 한 후배와 함께있었다. 사실 개강 파티에 나갔다가 후배가 조용히 이야기를 하고 싶다해서 살짝 빠져나와 둘이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학교 벤치에서. 녀석은 동기중에 한 여학생을 꽤 오랬동안 좋아해 왔는데 불행히도 그 여학생에게는 그녀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이제 돌아왔단다. 원래 악한 곳이라곤 없는 녀석이라, 그녀가 원하는대로 그녀의 좋은 친구로 남아있기로 했지만... 그래도 역시 마음은 아플 수 밖에 없는 모양이었다. "형도 보았어야 했어. 그 애가 그 사람을 바라보던 그 눈길을... 그 사람을 바라볼 때 그 표정을... 단 한번도 나는 그애의 그런 모습을 본적이 없었어. 그때 그애는 내가 모르는 사람일뿐이었어. ... 단 한번만이라도 나를 그런 눈길로 바라봐 주기만 했다면 더 이상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바라지는 않을텐데..." 또 이렇게 한 사람의 마음이 부서져 나가는구나... 우리는 이렇게 밖엔 살 수가 없는건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내 어깨를 묵직하게 내리 누르는 그의 얼굴을 느꼈다. 소리를 죽여가며 흐느끼는 그는 얼굴을 내 어깨에 파묻고 그렇게 울었다. 흐느끼는 녀석의 어깨를 토닥일 때, 그는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죽고만 싶어." 그래, 나도 그랬었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포기하기보다는 차라리 목숨을 포기하는 것이 더 쉬울 것만 같았었다. 신호등의 파란 불빛을 기다리며 횡단보도에 서있을 때마다 달리는 차들을 보며, 그 앞에 뛰어들면 모든 고통이 끝나진 않을까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그러다가 신호등은 어느새 푸른 빛을 발했고 나는 그냥 터벅거리며 길을 건너곤 했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녀석에게 무슨 위로가 되겠는가... 술취한 녀석을 어둡고 텅빈 그의 하숙방에 눕혀놓고 나는 신촌 거리를 걸었다. 그 곳에는, 산산히 부서진 유리처럼 깨져버린 마음의 조각들이 네온사인 빛에 반짝이며 거리위를 나뒹글고 있었다. 나는 사랑이 세상을 아름답게한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다. 이젠 사랑 이야기도 지겨운 TinSold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