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stro (아스트로-*) 날 짜 (Date): 1996년03월21일(목) 10시07분29초 KST 제 목(Title): 몽골 방문기 .... II 공항 대합실로 나오면서 우리를 마중 나온 사람이 누구일까 두리번 거렸지만 아무도 우리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것이었다. 불안한 마음이 스쳤다. 그때 어디에선가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미아트에서 나왔습니다." 미아트는 우리가 여행일정을 의뢰한 몽골의 여행사다. 우리가 타고온 비행기도 미아트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것이었다. 젊은, 아니 아직 어린 티를 채 벗지못한듯한 그러나 건장한 청년 한명과 50대쯤으로 보이는 작은 체구의 남자가 우리를 맞이하였던 것이다. "저는 아저씨들 여행 동안 가이드를 맞게 될 볼로루입니다. 그리고 이분은 기사입니다." 유창한 한국어로 소개를 마치고 준비된 차로 향했다. 우리가 일주일 동안 타고 다니게 될 차는 다름 아닌 현대 겔로퍼였다. 공항을 출발하여 낯선 풍광을 호기심 반, 불안함 반으로 대하며 20여분을 가자 10층이 너머 보이는 건물 앞에 차가 멈춰섰다. 우리가 울란바토르에 있는 동안 묵을 바양갈호텔이었다. 몽골에서 가장 좋은 호텔의 하나라는 곳의 현관문은 회전문도 없고 자동문도 없었다. 다만 알미늄 샤시로 된 허접한 문이 차갑게 닫혀있었을 뿐이었다. 문을 열고 호텔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숨이 꽉 막혀왔다. 형언할 수 없는 냄새, 단순히 노린내라고만 하기에는 정도가 지나쳐 있는 듯한 냄새가 순간에 온 몸을 감싸 안았던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어차피 일주일은 껴안고 살아야 할 것인데... 나는 이 냄새를 사랑하기로 다짐하였다. 토할 것 같은 이 냄새를.. 호텔방은 그런데로 지낼 만 해 보였다. 고급의 양탄자도 없고 럭서리한 침대도 없었지만 그런데로 깨끗하게 정돈된 방이었다. 화장실엔 보송보송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수건이 크기 별로 마련되어 있고 비누며 샴푸까지도 준비되어 있었다. 물론 화장지도 걸려있었지만 그 색깔은 옛 추억을 더듬게 하는 것이었다. 홑겹짜리 누런색 화장지... 그래도 1987년 북경에서 당했던 똥색 치약의 충격보다는 훨씬 견딜만한 것이 아닌가... 온수꼭지를 돌려보았으나 뜨거운 물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저 차갑지 않은 정도의 물이 꽐꽐 쏟아져 나왔다. 내 PC모니터 보다 작아보이는 TV에서는 홍콩의 위성방송들과 러시아 방송 그리고 몽골방송이 선명하게 보였다. 저녁이 되어 몽골 국립대학 한국어학과 3학년에 재학중이라는 가이드를 따라 호텔의 식당으로 갔다. 식당 입구에는 코트를 맡기는 곳이 준비되어 있었다. 커다란 식당에서도 역시 냄새가 가득하였다. 음식은 코스를 따라 나왔다. 양배추를 절인듯한 셀러드, 깔깔하기 그지없는 빵, 냄새만으로도 식욕이 감퇴하는 듯한 스테이크와 밥, 입안에 앙금이 남는듯한 케이크.... 우리 일행 셋중 한명은 전혀 손을 못대었고 한명은 반정도를 그리고 아스트로는 전부를 먹었다. 스테이크를 입에 넣는 순간 구토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몽골의 모든 것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것을 처음부터 허물어트릴 수야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Astr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