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Sami (발등에불이@) 날 짜 (Date): 1995년03월14일(화) 23시08분00초 KST 제 목(Title): [향 수] 엊저녁에...좀 늦게 학교에서 나와... 집에 가다가...오래간만에 강변산책이 하고 싶어졌다. 런던대 King's College 는 Thames 강변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차역으로 가던 길을 조금만 돌리면 바로 Victorian Embankment 라는 강변도로를 따라 가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저녁 9시 밖에 안 됐는데...오늘따라...(아니 어제따라...:) ) 가끔 쏜살같이 지나가는 차들을 제외하면 인적이 전혀 없다. 런던 특유의 스모그가... 숨쉬기가 약간 거북할 만큼... 유난히 짙은 밤... 달도 별도 없이...옛날 가스등 모양의 갓을 쓴 소디움 가로등 만이... 교교한 가운데... 저만치 워털루 브릿지가 안개 속에 은은히 보인다. 비비안 리 주연의 영화 애수 에 나왔던... (그때 그대로는 아니고 근자에 개축되었다는 콘크리이트 다리지만...) 멀리서 보는 아아치 형의 교각들과 거무스럼한 강물...불빛... 강건너 Royal Festival Hall 의 조명.. 들이 어우러져... 감상에 젖게 만든다. 찻길을 건너 강변 쪽으로 더 다가가서... 뚝난간에 팔꿈치를 기대고 턱을 괴고는 한참동안 무심하게 강물을 바라보다가... 문득...지금 이 자리에 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한 청록색 진바지에 헐렁한 곤색 자켓을 멋없이 걸친 한 키작은 동양인 대신 바바리 코트의 깃을 세우고 두 손을 주머니에 깊이 찔러넣고 파이프를 입에 문 훤칠한 영국사람이 서있다면... 그리고...순간적인 이국환경에 대한 자각이...그만 내 향수를 불러 깨웠다. 역시 내겐 한강 고수부지가 더 어울려 ! 난 거기가 더 좋아 ! 돗자리 깔고 삼겹살 구우면서 소주를 기울이던 한강변의 여름이... 땡볕이...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그 정겹던 형제애가, 우정이 마구 그리워진다. 후줄근해도 한국사람 땀내가 그립다. Sami...발등에 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