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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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stro (아스트로-*)
날 짜 (Date): 1995년02월27일(월) 10시59분39초 KST
제 목(Title): 영재가 내려왔어요...



어제 처가는 이사가는 집처럼 온통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귀여운 아들 영재와

와이프가 대전으로 내려오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몇번을 실어 날랐건만 영재

를 위한 용품들은 산더미같았습니다.  장난감이며, 옷 등등이...  오후 3시 30분..

드디어 영재와 와이프를 태우고 처가를 출발했습니다.  영재는 엉엉울고 (병원

가는줄 알고..헤헤..) 장인, 장모님의 눈가에도 물기가 살짝 비쳤습니다.

고속도로에 접어든 순간 '아~ 이거 큰일이구나' 싶었습니다.  차가 너무 밀렸기 

때문입니다.  장장 네시간이나 걸려 결국 대전에 도착하였습니다.  너무 늦은 

관계로 외식을 하기로 하고 우래옥에 갔습니다.  여기서 영재는 그 특유의 호기

심이 발동하였습니다.  뭐든지 때려봐야하고 뭐든지 열어봐야하고 뭐든지 먹어

봐야하는 거지요....  그 덕분에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도 모르게 저녁을 먹고 

드디어 집에 들어섰습니다.  온통 새로운 것들로 가득한 낮선 곳에 들어선 영재

는 또다시 온 집안을 난리통으로 만들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목욕을 시키면서 

부터 였습니다.  목욕은 늘 하던 곳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지 좀처럼 옷을 

벗지 않으려는 것이었습니다.  간신히 목욕을 마친 영재는 드디어 울어 젖히기 

시작했던 겁니다.  언제나 목욕시켜주시던 할머니도 안계시고, 목욕마치고 빨개

벗은 채로 뛰어가 팍 쓰러지던 자기 이부자리도 없었던 때문이겠지요.  온 아파

트가 떠나가도록 우는 영재를 이리 달래고 저리 달래 재웠지요.  매일 밤 나 혼

자 자던 커다란 침대 가운데 큰대자로 누워 새근새근 자고 있는 영재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습니다.

오늘 아침, 약속된 시각에 맞춰 피노키오 시계는 '엘리제를 위하여'를 커다란 소

리로 연주하였고 이 소리에 놀란 영재는 잠에서 깨어나 벌떡 일어나 앉았습니

다.  분명 오늘은 월요일, 여기는 대전... 그런데 영재가 옆에 있었습니다.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기쁨이었습니다.

"잘 잤니...영재야...오늘  부터는 늘 여기서 자고  일어난단다...아빠랑...엄마랑 

같이..."

영재를 품에 꼭껴안으며 속삭여 주었습니다.  영재는 나의 말에는 아무런 반응

도 보이지 않은채 피노키오 시계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어

제밤 예약해 놓은 밥통이 정말 밥통이 되었는지 밥을 안해 놓았다고 투덜거리

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 전기밥솥을 써본지 오래되어 사용방법을 잊었던 탔이

겠지요.  오랫만에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근하나보다 했던 기대는 무산되었지만 

그래도 아내는 맛있는 참치샌드위치를 만들었고 쥬스와 커피도 끓여 놓았습니다.



세수하는 내 모습을 보다가 얼굴 가득 하얀 비누거품이 덮혀있는 모습을 보곤 

놀라 울먹이는 영재, 아침 준비로 부산한 아내...... 모두 내 사랑스런 가족입니

다.  함께 행복을 꾸려나갈.....


 

                                    As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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