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linuss (라이너스) 날 짜 (Date): 1995년02월10일(금) 15시44분46초 KST 제 목(Title): [15] 열전달 시험 보기...1 화학 공학과에서 중요한 과목을 말하라고 하면 그중에 반듯이 열전달(heat transfer) 과목이 들어갑니다. 우리과보다 기계과에서 더 열심히 하여 우리과 맨날 박살나곤 하는 과목이지만 화공과에서도 열심히 하는 과목 중의 하나이지요. 그 과목을 저희는 3학년 2학기에 배우는데, 열전달 과목 시험치르는 것은 하나의 예술(?)이라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열전달을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은 이한주 교수님인데, 제가 수업 받는 한학기내내 수업에 관련된 얘기외에는 한말씀도 하신 적이 없읍니다. 생각해 보세요? 한시간 동안에 열전달에 관련된 이야기만 하신다면 그 수업이 얼마나 재미없겠습니까? 가득이나 재미없는 수업에, 삭막한 수업 풍경, 정년을 몇년 남겨 두신 노 교수님 수업이라 감히 떠들지도 못했읍니다. 3주에 한번 정도 출석을 부르는 것이 수업 시간에 유일하게 수업(열전달)과 관계없는 행사이니까요. 이런 열전달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여 지금까지도 기억하면 얼마나 좋겠읍니까만 저는 지금 기억이 하나도 않나네요? 그 이유는 시험 공부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연세대 화학공학과에 내려오는 전설(?)중의 한가지가 이 한주 선생님이 채점하는 과목은 무조건 간략하고, 깨끗하게 답안지를 작성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읍니다. 본인(이 한주 선생님)에게 직접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선배들도 이구동성으로 열전달 답안지는 깨끗하게 작성해야 한다고 귀가 따갑게 충고 들었지요. "열전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답안지를 깔끔히 작성하느냐에 따라 학점이 결정된다." -----화공과 무명씨---- "대개는 위의 금언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학기말에 학점이수표를 받으면 위의 격언에 수긍할 것이다." -----화공과 무명씨---- 지금와서 보면 웃기지도 않을 일인데 그때는 시험이 장난이 아닌 실제이므로 사뭇 심각했읍니다. 필기도구는 무조건 연필이 아닌 볼펜, 즉 오자도 용서되지 않았 읍니다. 어설프게 화이트(수정액)을 쓰느니 차라리 새로운 종이에 써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한주 선생님이 답안지 앞면만 읽으신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에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모든 답을 8절지 앞면에 모두 쓰기 위해 시험지를 반으로 접어 시험을 보았읍니다. 물론 답은 표현할수 있는 가장 간략한 형태 (문장)으로 나타내야 합니다. 참으로 그 시험시간은 예술 시간입니다. 세상에 분수 (분모와 분자표시, 물나오는 분수 아님)를 표시 하는데 자를 이용하여 분수를 표시했읍니다. 문제와 해답은 각각 다른 색 볼펜으로 처리했고, 옛날 사람들이 사용했던 문법으로 답안을 작성했읍니다. (길이 ---> 기리) 시험 시간 종료 10분전, 어느 친구는 시험지를 고치다가 답안지가 일 센티미터 정도 찢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새로운 답안지를 작성하는 불행한 친구도 있었고, 그 열전달 시험을 앞두고서 펜글씨 자습서를 사서 준비한 눈물겨운 이야기도 있읍니다. 결국 우리모두는 비슷한 실력의 열전달 기억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가지만 학기말에 성적표에 나오는 성적은 제각각이므로 지금까지도 불가사의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과연 이한주 선생님은 시험지 채점하시다가 답안지가 지저분하면 답안지를 찢어버리실까? 라이너스 반 펠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