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joys (조영순) 날 짜 (Date): 1994년11월24일(목) 13시37분20초 KST 제 목(Title): 이럴수가...끝났네... 저는 연대 졸업생인데, 연대보드에는 요즘 잘 들르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어쩌다 와보니, 좋은 토론의 기회가 있었는데... 끝나버렸군요...너무 아쉽네요. 앞의 글들을 읽어보니, 군복무 가산점제는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시는 분만 열심히 글을 올리신 "당신들의 잔치"로 끝난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군요. 다 끝난 다음에 와서 뒷북을 치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쓸까말까 좀 망설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 평소에 생각해 온 것이 있어서 잠시 글을 올리겠으니, 양해해주시고, 관심없으신 분들은 읽지 말아 주십시요. 군복무을 한 사람에게 왜 가산점을 주는 것인가? 첫째는 국가에 꼭 필요한 일을 하였고 둘째는 젊은 나이에 강제로 동원되었으니 보상해 주어야 한다. 이 두가지 이유에 대해서 여성의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군복무만이 국ㄱ에 꼭 필요한 일인가요? 여자들은 아기를 낳아서 차세대의 인력을 생산합니다. 여성들이 수행하는 가사노동은 다음날의 노동을 위한 "노동력의 재생산"이라는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남자들은 2-3년 군대에 다녀오면(물론 고생스러울 것입니다) 취업의 가산점, 취업 후의 호봉, 승진 면에서 여자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정말 힘들게 취업을 하더라도, 임신, 출산, 육아, 일상의 가사노동 등으로, 기약이 없는 노동의 굴레에 빠지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이와같은 조건이 직장에서 인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차별 대우를 받지 않기만을 전전긍긍하면서 바라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죠. 그러면 여자들은 이 일을 자신이 선택했습니까? 그리고, 이와같은 일들은 과연 사회적인 책임이 필요없는 "사적인" 노동일 뿐이란 말입니까? 여성의 고용 평등의 주장에 대해 남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합니다. "내가 기업가라도, 생리휴가 줘야지, 출산, 육아의 부담이 있지, 집안 일에 매여있지... 같은 월급주고 왜 여자를 씁니까? 자본주의 는 냉정한 겁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여자에게만" 냉정한 체제인 듯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경우를 한 번이라도 보셨습니까? "군대갔다오면, 나이 많이 먹었지, 머리는돌이 다 됐지, 패기라고는 하나도 없지... 같은 월급주고 왜 그런사람 씁니까?" 제가 내린 결론은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는 약한 자를 도와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회가 아니라, 가진자의 기득권을 유지 계승시켜주기 위해 약한자를 외면하는 사회라는 것입니다. 군복무의 가산점제도도 그런 맥락에서 생각이 됩니다. 군 복무를 한 것이 진정 국가를 위한 일이어서라기 보다는 군복무를 다녀온 집단이 사회적으로는 가진자에 속하는 남성이라는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다른 집단이었다면, 엄두도 못내볼특혜를 그들이기에 받는 것입니다. 남자들이 군복무 때문에, 남자로 태어난 걸 굴레로 여겨본 적이 있습니까? 우리 사회는 여자들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탄해 본 적 있습니까? 군대에 다녀온 남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생을 외면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3년 고생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취업을 거져시켜주지(여자에 비하면), 승진 잘되지, 아기 낳고 어쩌고하는 고생할 필요없지, 평생 가사노동에서는 해방이지, 고생한 기간은 기간대로 호봉에 반영되지... 저같으면 이런 조건만으로 보면, 무얼 선택할 지 확실해지네요. 남자들은 군대에 다녀왔건 아니건, 이미 특급열차를 타고 있는 겁니다. 남자 한사람과 여자 한사람, 두사람의 평생 노동의 양을 비교해서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