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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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Music (니꼴리오?~翕)
날 짜 (Date): 1994년11월08일(화) 10시52분39초 KST
제 목(Title): [니꼴라오의 향수] 형무소 밭...


우리마을 입구에는 형무소 밭이 있었다. 입구의 대로 건너편이 형무소(지금은 교도소

라고 하지만)가 있었다. 실제로 이 형무소밭에는 파란옷을 입은 재수들이 총을 찬

교도관의 감시하에 무우밭을 가는 모습이 자주 보였던 것이다. 그런 광경에 익숙해져

있는 나는 별로 그런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같은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사실, 내가

그동네 살면서 한 번의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머리깎은 파란옷의

죄수들이 너무너무 착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가을쯤 되면 무우가 튼튼하게 뿌리를 내렸다. 그때는 생무우도 맛있었을 때라 

아이들은 몰래몰래 무우밭의 무우를 뽑아서 껍질을 이빨로 벗긴 다음 아작아작 

맛있게 씹어 먹곤 했었다. 김장철이 가까온 때라 어른들도 가끔 합세했다. 자기들이

직접 나서기는 그러니까 집에 아이들을 시켜서 "얘야, 저기 형무소밭 가서 무우

두개만 뽑아와라" 등의 서리심부름을 시키기도 했었다. 그렇게 서리를 하는데도 

나는 한번도 들키는 걸 못 봤다. 형무소측에서도 어느정도는 봐 주었던 모양이다.

겨울이면 그 형무소밭은 휴경지가 된다. 크기가 꼭 축구하기에 알맞은 크기라 

학교만 마치고 돌아오면 친구들끼리 공차러 갔다. 공은 당연히 이 동네에 사는 

내가 제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때 축구공을 700원인가 주고 샀는데 

싸구려라 애들은 그걸 달걀공이라 불렀다.(1000원짜리 좋은 공도 있었는데 그건 

비싸서 집에서 사주지를 않았다.) 공도 달걀공처럼 타원형에 가까운대다 밭이라

골과 이랑이 있어 바운드는 거의 럭비 수준으로 불규칙적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재미 있었다. 그렇게 밭에서 축구를 하다 겨울을 나면 밭은 거의 평지에 

가까워졌다. 이랑이 아이들의 발에 거의 닳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 축구 좀 할만

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밭은 또 죄수들에 의해 갈리곤 했었다.

이외에도 휴경지가 된 형무소밭에서 잣치기 연날리기를 하며 겨울을 보냈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대로 건너편 형무소도 없어졌고 형무소밭에는 테니스장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놀이기구 하나도 없었지만 우리에게 둘도 없는 놀이터 역할을 했던 그 

형무소밭을 아주 애뜻하게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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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나를 꿈꾸게 한다..고 한 사람은 누구인가?
                                                              니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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