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MN ] in KIDS 글 쓴 이(By): bigrock (임꺽정) 날 짜 (Date): 1998년 5월 2일 토요일 오후 02시 02분 58초 제 목(Title): [국제민속제전] 얼굴에 쥐날라고 한다... 얼굴에 쥐가 날라고 한다. 하도 웃는 모습을 보일라구 입가에 계속 미소를 머금다가... 국제 민속제전(Festival of nations)에 자원봉사로 나가서 한국 코너를 지키고 앉아, 여기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아주는 일을 하였다. 그냥 청바지에 티셔츠를 바쳐입고, 한복 두루마기를 걸쳤다. 안에 입는 한복은 전시품으로 걸어놨기 때문이다. 그래도, 구경나온 사람들 눈에는 그저 "쿨"이다. 지들이 알게 뭐야. 그네들에게는 그저 신기한 것이고, 대단한 구경거리인 것이다. 집사람은 아래에 있는 식당 코너에서, 만두랑 닭튀김을 팔고 있을 것이다. 동네에서도 몇분이 어제 와서 일해주셨다. 까만애, 하얀애, 눈이 큰애, 뚱뚱이, 홀쪽이,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한국 코너를 둘러보고 간다. 저마다, 자기 이름을 수첩에 써 달라고 하는 데, 한글로 이름을 적어주면 "쿨"이며 "땡큐"를 연발한다. 신기하거던. 지 이름을 알지도 못할 글자로 써주니깐. 이름도 벼라별게 다 있다. 새라, 첸, 아나, 루루, 티아, 잔, 앤지, 찌운, 이쓴, ... 세상에, 한글로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발음도 많다. 워낙에 많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고, 그네들의 말로된 이름들이니까. 어제와 오늘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단체로 많이들 왔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나 아이들은 다들 참으로 예쁘고 귀엽다. 이 아이들이 이 나라의 믿천일 것이다. 90개 나라에서 참가하여 전시 코너를 마련하였다고 한다. 앉아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내가 뭐하고 있나 생각해 보다보니 문득 개화기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에 참석했다는 ... 뭐, 그런게 생각난다. 한편으로는 이런게 곧 외교가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일이지만, 이건 분명 외교다. 우리 나라를 많이 알리고, 그래서 우리 나라의 입장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우리 나라는 강대해질 것이다. 전 한인회장님의 말씀, "4년전만해도, 일한 사람들이 점심먹을 때," "김치를 못 꺼내놓고 먹었어요." "눈치보여서, ..." "근데, 요즈음은 김치와 밥을 내다 팔죠." "세월이 많이 바뀐거에요." "쌀밥 한 스쿱에 50센트, 김치 한종지에 50센트," "이렇게 해서 1불에 파는 데," "많이들 사먹어요." "김치를 자꾸 찾는 애들은 나중에 커서, 다들 친한파가 됩니다." "대한 민국이라는 나라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지는 거죠." "김치를 그렇게들 많이 찾는 거 보면 신기해요." "..." 그러나, 사실 이네들이 기대하고 오는 것에 비하면 우리가 내놓은 전시품이란 너무도 형편없다. 한복 한벌, 병풍 두개, 액자 네개가 다다. 너무나도 허전하여, 한국 액세서리를 파는 집에가서 호돌이 인형하구, 한복입은 인형 두세개를 빌려다 전시하였다. 더구나 나서서 이런 일을 해주려는 사람도 별로 없다. 다들 바쁘지만, 참여가 부족한 것을 보면 참으로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