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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MN ] in KIDS
글 쓴 이(By): bigrock (임꺽정)
날 짜 (Date): 1998년 12월 11일 금요일 오전 07시 39분 34초
제 목(Title): 친구의 죽음

요사이 계속 나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공부하던,
친구의 죽음때문이다.
더구나 스스로 택한 죽음이기에 더욱 그렇다.
대학시절 동아리에서 얼마 되지 않는 기간동안 본뒤로
지금까지 그 친구 소식을 잘 모르고 지내다가,
얼마전 우연히 다른 친구를 통하여 그 소식을 들었다.

아직까지도 나의 기억에는 순진하고 착하기만 했던걸로
기억되는 그의 갑작스런 (주변 사람들에게도) 죽음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한다.
또한, 그가 현재의 나와 비슷한 '유학생'의 신분이었다는 것도
그나 나에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뭘 공부하고 있는 걸까? 왜?
그 친구의 결론은 무엇이었을까?

막연히 들리는 소리로는
학교에서는 잘 지냈었다지만,
집사람과 별로 행복한 사이는 아니었다고도 하고 ...
벌써 자기네 랩에서 두번째 희생자라고도 하는 메시지도 있고,
죽음을 택한 마지막 순간까지 보드(Kids의 다른보드)에 들어가
평시와 다름없이 talk을 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더구나, 그동안 올렸던 수백개의 자기 글들을 모조리 지워버렸기에
이제는 그친구의 글을 볼 수도 없다.

유학의 스트레스였을까?
나처럼 무딘놈도 스트레스를 받으니,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니었을까하고 조심스레 넘겨짚어 본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공부를 마치고 잡을 잡아
학교를 떠나는 데, 자신에 대해 돌이켜보면, 아직 구체적인      
뭐가 서 있지 않은 그런 상황이었을까도 생각해 본다.
아니면, 공부를 마치고 나도 job을 잡기가 쉽지 않은,
그렇게 생각을 쭉 전개하면 그동안 공부한게 전혀 도움이 안되는
허탕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일까?
도대체 무엇이 그에게 더 이상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고,
막다른 길이라고 느끼게 했을까?

공부하는 데는 좀 깡다구도 필요한거 같다.
또한, 생각에도 좀더 자유로와야 할거 같다.
무엇이 인생일까?

친구야, 이제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고이 잠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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