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MN ] in KIDS 글 쓴 이(By): bibibig (멋쟁이) 날 짜 (Date): 1998년 6월 3일 수요일 오전 10시 23분 12초 제 목(Title): 당구상념[기냥 갖다 펐음] 1.서 시 오백을 칠때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기를 큐대에 이는 초크 가루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쫑과 더블은 뽀루꾸로 모든 죽어 가는 공을 살려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가야시를 착실히 뻬내야겠다. 오늘밤에도 흰공이 적구를 스치운다. *작품해설* 무려 오백을 칠때까지 가리 한 번 없이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산 작가의 청렴함이 엿보인다. 또한 초크 가루의 환경오염을 걱정하는 대목에서는 작가의 미래 지향적이고, 당구 발전을 염려하는 면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오백도 히로를 할 수 있다는 대목은 그야말로 작가의 겸손을 엿볼수 있는 부분이다. 2.오시로 우라를 치겠소 오시로 우라를 치겠소 각이 없다하니 구멍을 파고 시네룬 적당히 주지요 겐세히 있다 쫄리있소 쫑은 저절로 피할려오 가야시가 되걸랑 하나 더 쳐도 좋소 뽀루꾸 아니냐면 그냥 웃지요. *작품해설* 오시로 우라를 쳐서 쫑을 빼겠다는 작가의 높은 다마수를 말하는 대목과 구멍을 파서 쿠션을 치겠다는 작가의 말에 가락을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쫑은 저절로 피할것이라는 초현실주의적인 사상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리고 '실력이냐, 아니냐?'고 묻는 사람에게 그냥 웃어 보임으로써 현실을 뛰어넘는 작가의 세계를 알 수 있다. 3. 당 개 거룩한 우라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은 맛세이는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남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다이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적구 굴러라. 아리답던 그 큐대 곧게 뻗어나가며 그 석류속 같은 적구 두개를 다 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다이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적구 굴러라 구르는 적구는 길이길이 모이리니 그대의 꽃다운 다마수 어이 아니 오르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다이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적구 굴러라 *작품해설* 훌륭한 여인이었던 논개와 당구의 여걸인 당개를 비교시키는 잔머리가 돋보이며 적구와 다이의 표현 능력이 돋보인다. 당개(?:190?-194?) 암울했던 일제 시대때 이 땅에 당구를 보급하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것을 바쳤던 인물. 당시 총독부 사령관이 '뽀루꾸상'과 죽빵을 쳤으나 크게 물리게 되자 그 껴안고 3층 당구장에서 뛰어 내려 같이 즉사 하였다고함. 4. 가야시의 침묵 가야시는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가야시는 갔습니다 푸른 다이빛을 해치고 양족 똥창을 향하여 난 길을 굴러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큐대같이 곧고 빛나던 옛실력은 차디찬 미스를 내어서 한번의 삑사리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초나미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결승을 불러 놓고 뒷걸음쳐서 같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공의 쫑 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공의 배치에 눈 멀었습니다 가야시도 당구의 일이라 모였을때 미리 찢어지는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겐세이는 뜻밖의 일이라 우리는 모일때 찢어질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찢어질때 다시 모일 것을 믿습니다 아아! 가야시는 갔지마는 나는 가야시를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작품해설* 가야시의 실패후 겪는 셀프 겐세이의 상황에서도 찢어지면 다시 모인다는 불교의 인연설이 뒷받침 되어 또 한번의 가야시를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을 간절히 노래하고 있다. 5. 다마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외딴 당구장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다이 위에서 적구가 붉고 큐대에 흐르고 가야시가 펼치고 하이얀 다마가 구르고 겐세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 틈이 있습니다 어쩐지 그 틈이 미워져 돌려칩니다 돌리려다 생각하니 히로가 날 것 같습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그 틈은 더 좁아보입니다 다시 그 틈이 미워져 돌려칩니다 돌리려다 생각하니 빵꾸가 그리워집니다 다이 위에는 적구가 붉고 큐대에 흐르고 가야시가 펼치고 히이얀 다마가 구르고 겐세이가 있고 추억처럼 틈이 있습니다 *작품해설* 누구나 뺄 수 있는 가야시가 펼쳐졌으나 겐세이 때문에 다른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작자의 애잔한 갈등이 느껴진다. 적구와 다이 사이에 난 작은 틈을 발견하고서 이를 뚫고 싶지만 왠지 불안하고 그냥 큐션을 이용해 돌려 맞추려 해도 상대의 흰공이 가로막아 히로가 날 것 같은 상황에서 작자는 번뇌의 번뇌를 거듭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