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IUC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spooler) <ntsc-test2.crhc.> 날 짜 (Date): 2000년 6월 28일 수요일 오후 12시 20분 55초 제 목(Title): 얘기하나. 오~래전 얘기다. 대학교 1학년때던가... 친구와 같이 (여잔지 남잔지는 말할 수 엄씀) 서울서 대구로 기차를 탔다. 그 친구는 수원서 학교를 다니는 땜시 수원서 타서 나를 만났다. 예매를 일주일전에 같이 했었는데도 우리 자리는 앞뒤로 떨어져 있었다. 기차칸에 한 20명밖에 없이 텅텅 비었는데도 말이다. 기냥 같이 앉았다. 당연히. 평택역을 막 출발했을 때 웬 군복입은 양코배기가 올라오더니 우리옆에 딱 섰다. ... 기냥 아무데나 앉지... 난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 '캔 아이 씨 유어 티킷?' 오오... 시선 집중! 인간들 뒤게 심심했던 모양이다. 다들 나만 쳐다보았다. 내 옆에 앉아있던 친구란 인간도 존경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그 놈,종착지가 왜관이었다. 대구 가기전에 내릴 놈이니 앞자리에 앉으라고 '풀리즈' 넣어서 말할 일만 남았었다. ... 땀이 났다. 등에... 파란 눈이 깜박거리지도 않고 날 보고 있었다. 백년보다 더 긴 약 5초간이 지났다. 드뎌 내 한계를 눈치챈 친구놈이 불안한 빛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십여명의 관중들, 흥미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바로 그때, 난 목소리를 좀더 깔고 말했다. '야. 일어나자...' 나는 표를 그 털복숭이 손에 돌려주고 친구와 일어나 앞자리에 얌전히 앉았다. 잔인한 관중들... 무지무지 웃고 있었다. 친구놈은 너무 웃느라 웃음소리도 내지 못했다. 허리가 꺾여서... '나쁜 뇬! 지는 한마디도 못했으면서...' 나는 쪽팔려서 대구까지 가는 동안 화장실도 못가고 앉아만 있었다. 근데 왜 이리도 빈자리는 많단 말이냐... 양코배기 하나 더 와서 또 비켜달래면 우짜지... 대구는 또 왜 이리도 멀단 말이냐... ----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spool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