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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IUC ] in KIDS
글 쓴 이(By): yoojk ( 老尼慕解 )
날 짜 (Date): 1998년 4월 28일 화요일 오후 12시 48분 03초
제 목(Title): Re: 사람들이 그러는데...



샴페인에도 봄이 오긴 와서, 나무마다 새싹도 나고 꽃도 피었다.

그런데, 이동네에 4년간 살다보니까 느끼는 건데, 봄날씨라는게 너무 고약해서

꽃이 활짝 필때쯤이면, 꼭 비바람이 몰아치고 갑자기 추워지는 바람에

미쳐 다 피지도 못한 꽃들이 하룻밤새 다 떨어져버리곤 했다.

요사이도 어김없이 꽃이 피더니 날씨가 고약해져서

밤새 바람이 심하게 몰아치고, 아침에는 먹구름이 하늘가득 덮혀있었는데...

키즈에 들어와 보니까, 이게 어찌된 일이란 말이더냐.

평온하던 내 가슴에마져 먹구름을 드리우는 글이 덜렁, 올라와 있는거다.

호흡이 가빠지고 눈이 침침해지면서,

사태를 수습할 길이 보이질 않았다.

한마디로 막막~ 하더란 얘기였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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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러니까, 이 얘기를 하려면

내가 한참 주인님과 열애에 빠져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94년인가 95년인가 연도도 가물가물하던 때에

내 후배와 머라여님이 주고받던 글들을 보다가

주책맞게 끼어든 것이 발단이 되어서, 머라여님을 알게 된 것이었다.

그 이후로 가끔 인사도 나누고,

1000원짜리 동전이 나왔다는 말쌈을 곧이곧대로 믿었다가 물먹고,

그러는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여

나중에는 영광스럽게도 내 결혼식에 직접 와주시기까지 하셨고,

결혼을 축하하는 글을 또 별도로 써 주셔서

주인님과 함께 감사하며 읽었던 일도 있었는데...



머라여님이 책임질 일을 저지른 것은 올해 초던가

우연히 오랜만에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가

수도비라는 곳에 가면 머라여님 및 그 친구분들의 글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꼬임에 넘어가서 내가 수도비에 들어가게 된 것이 발단이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무 생각없이 그곳을 들락거리다가

큰 발견을 하였으니, 어느날 갑자기  

머라여님이 있던 글들을 모두 갖고 홀연히 종적을 감추신 것이었다.


이렇게 황당한 경우를 어디에다 하소연을 해야할 것인지...

쌓인 울분을 풀고자, 수도비에 글한개를 올렸는데

그 내용이 "책임져"였던 것이다.

그러나, 머라여님의 종적은 여전히 찾을 수 없었고,

그 후로 수도비마져 먹통이 되는 바람에, 그쪽 일은 완전히 잊고 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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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책임지면 되남요?"하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쳐럼 나타나신

머라여님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우선 살아계시는 것이 반갑고요,

재미있는 글들을 많이 써주시는 걸로 책임을 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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