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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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vel ] in KIDS
글 쓴 이(By): faure (포레)
날 짜 (Date): 1997년07월25일(금) 07시50분42초 KDT
제 목(Title): 위슬러에서 만난 비



얼마전 모처럼 휴가를 내서 씨애틀을 다녀오게 되었다.  그곳에 있는 

동생부부가 Whistler 라는 곳에 예약을 해 놓았다며 같이가자 하기에 

그곳을 갔다올수 있었다.


캐네디안 락키산맥의 한 줄기인 그곳은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120 키로정도 떨어진 곳으로 스키 타운으로 더 유명하지만, 여름에 

그곳에서는 또 다른 아름다운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씨애틀에서 두시간 정도 운전해서 도착한 국경에서 잠시 쉬었다가 지나치는 

밴큐버 다운타운은 예전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웅장한 산들을 두루고 

바다를 옆에 낀 산뜻한 도시는 약간의 유럽풍이 나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다. 


워싱톤과 오래곤주도 좋지만 역시 캐나다의 자연은 웅장했다.  산과 호수 

그리고 숲,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봉우리마다 하얗게 단장한 그곳에서 

스키복을 입고 스노우 보드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과 반바지, 하이킹 부츄에 

배낭을 메고 다니는 사람들을 같이 볼수 있었다.


콘도에서 짐을 풀고 나간 플라자엔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커피에 

때늦은 점심을 하고 있었다.  그곳은 빌리지 이라기 보단 산속에 있는 한 

타운이었다.  좋은 날씨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날씨를 즐기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잠시 커피를 마시고 곤도라로 산 정상을 향하여 올라갔다.  

해발 600여 미터에서 출발한 곤도라는 중간에 잠시 멈추고 마운틴 바이커들을 

쏟아냈다. 겨울철엔 스키장 슬로프로 쓰일 많은 트레일사이로 드문드문 

바이커들과 하이커들을 보면서 눈앞에 보이던 눈산이 발아래로 내려다 

보일때 쯤, 우리는 해발 1900미터가 넘는 정상에 도달 할수 있었다.  


아직 날씨는 따뜻했지만 공기의 서늘함을 느낄수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산봉우리들을 향해서 아직 눈이 넉넉히 덮혀 있었다.  눈사이에 뒹굴러 있는 

제설차와 모터 스키를 끼고 한 차례 눈싸움을 하고나서 우리는 전망대로 

향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저 아래 산들과 호수들이 묘하게 어울렸다.  

자연의 색과 모양은 결코 촌스러울수 없다는 누구의 말이 갑자기 떠 올랐다. 


다시 콘도로 돌아온 우리는 주방시절이 잘 갖추어진 그곳에서 저녁을 만들어 

먹고 눈산이 리빙룸과 베란다에서 보이는 그곳에서 해 지는 산을 볼수 

있었다.  위도가 높은 그곳은 9시가 넘어서도 아직 어둠이 오질 않았다.


다음날엔 산속의 날씨답게 아침부터 안개가 피어났다.  아니 구름이 산 

봉우리에서부터 내려 앉고 있었다.  날씨는 개일 생각이 없었는지 온통 

회색이었지만 우리는 마운틴 바이킹을 하기로 했다.  많은 트레일 중에서 

쉬운 곳을 택하고 펼쳐지는 경치와 시원한 공기를 즐기고자 했는데,

도중에 드디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자전거 가게에서 빌려 준 색색의 비닐판쵸를 뒤집어 쓰고 많은 바이커들과 

비를 맞으면서 돌은 트레일은 물에 빠진 생쥐들이 되어서야 돌아 올수 

있었다.  비가 드디어 장마비 모양 내리기 시작할때 쯤 돌아온 그곳은 

아직 해질 시간은 아니였지만 어둠이 깔리고 가게마다 밝혀놓은 불빛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어느새 사람들은 파카에 비옷을 걸치고 불빛아래 모여서 내리는 비를 즐기고 

있었다.  따뜻한 샤워를 마치고 새로 만든 커피를 마시며 창 밖으로 보이던  

산은 이미 내리는 비와 안개에 가려져 있었다.  


무심코 틀은 라디오에선 마리아 칼라스의 고운 노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느 작은 방송국에서 들려 주는곡 같았는데 아마 LP인양 약간의 잡음과 

섞여 나오는 그녀의 노래가 이상하리만큼 이곳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치니의 오페라가 거의 끝나갈 무렵 눈앞의 산이 구름을 헤치고 들어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그렇게 퍼붓던 비는 그치고 구름과 산사이로 햇빛이 

들어났다.  아직 여행은 끝나지 않았지만 벌써 이번 여행은 내마음 깊은곳에 

이미 잔잔히 간직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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