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Travel ] in KIDS
글 쓴 이(By): faure (포레)
날 짜 (Date): 1997년06월26일(목) 05시12분37초 KDT
제 목(Title): 혼자 떠나는 여행



오늘같이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것도 자동차 여행을 ...

지난 시월말에 혼자서 다녀왔던 오래곤 코스트가 

눈 앞에 삼삼하게 펼쳐진다.


좋은음악, 커피 그리고 담배를 확인하고 차로 떠나는 

여행은 상상만해도 즐겁다.  챙겨놓은 가스 버너와 라면은 

마음까지 푸근하게 해준다.  최종 목적지는 있으되

중간 목적지는 없다.  이는 밤새워 달려갈수도 있고

적당히 피곤해질때 마음이 끌리는 곳에서 쉬어 갈수도

있는 자유스런 계획이다.


새벽녁에 엘에이를 떠나서 점심시간이 조금지난 시간에야

산호세, 샌프란시스코를 지나게 되었다.  금문교 다리를 지나서

잠시 샌프란시스코를 내려본후 다시 차를 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을 더 달려서 "내가 발견했다" 라는 뜻의 도시

Eureka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시간에야 도착했다. 


이곳을 몇번이나 지났지만 처음으로 이곳에서 하루밤을 자게 되는것

같다.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이 도시에서 조용한 모텔방을 잡았다.  

식사후 따뜻한 샤워를 한뒤에 밀려오는 포만감, 피곤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낯설은 도시에서 혼자있다는 생각이 들기전에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차 다니는 소리에 새벽일찍 잠이 깼다.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한뒤

아직도 깜깜한 시간에 레드우드를 향하여 차를 몰았다.

새벽동이 트기 시작하는 시간에 눈앞에 보이는 수 백마리의 엘크들.

작은 프리웨이지만 아예 길을 가로 지르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않는 

차들이 양쪽 길옆으로 차를 세우기 시작했다.

아주 당당하게 보이는 큰 엘크들의 두리범속에 많은 무리들은

아예 사람들과 차를  무시하는것만 같았다.


맑은 아침공기를 느끼면서 지날수 있었던 레드우드의 sequoia 나무 숲,

그리고 얼마전에 보았던 엘크 무리들, 이번 여행은 벌써 성공이구나

하는 만족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오래곤 주경을 얼마쯤 지나서 한 주립공원 바닷가에 차를 대었다.

아무도 없는 이 조용한 바닷가에서 끓여 먹는 라면 맛은 누가 알랴!

거기다 커피까지 한 팟 끓여서 파바로티의 깨끗하고 정열적인 오페라 

아리아를 배경음악으로 들으면서 태우는 담배 맛 또한 일품이었다. 

잔뜩 구름낀 하늘에서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안개 내리는 철 지난 오래곤 코스트는 평화스러움 

그 자체이다.  언제나 봐도 평화스런 이곳은 사람들이 많은 

여름보다는 이렇게 철 지난 늦가을이나 초겨울이 나에게는 좋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장광에 

길옆으로 나있는 전망대로 차를 대었다.


비안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바닷가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맛있게 피울수 있는 담배 한대에 이곳에서 영원히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것 당연한것 같았다.  길을 촉촉하게 적실정도 내리는

비와 비안개가 뿌였게 낀 바다와 드문드문 보이는 집들의 굴뚝에서 

내뿜는 연기와 나의 담배연기는 정말  "무엇이 산것이고" 라는 

김민기의 친구라는 노래가사의 한 귀절이었다.


이제는 이곳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비가 제법 내리는 길로 나의

최종 목적지인 시애틀로 향하여 힘차게 차를 몰고 나갔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