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oSysop ] in KIDS 글 쓴 이(By): birdeee (별사랑이) 날 짜 (Date): 2006년 5월 25일 목요일 오전 09시 19분 47초 제 목(Title): 씁쓸합니다 게스트 글쓰기 금지에 이어 또 하나의 심각한 rule이 만들어졌습니다. 키즈가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가입 인증을 하고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저질'글을 잘라왔다면 보기에는 좋았을지 모르지만 이렇게 오래 살아남지 못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익명성을 이용하여 인간 바닥에 있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 키즈의 매력이 아니었던가요? 작년 논문 조작 사건 때의 모습을 본다면 대놓고 얘기했을 때 심하게 욕먹을 수 있는 의견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것이 키즈를 아주 좋은 정보통으로 만들어 준 원동력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익명 보드에서 사람들이 쓰는 매우 솔직한 글을 읽어보는 것이 제가 실생활에서 사람들을 대하면서 상대의 본모습을 이해하는 데 사실 적지않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초기에 회사 브로셔에 연락처로 이메일 주소를 써놓고, 또 무심코 학회 메일링 리스트에 그 주소를 써놓은 일 때문에 그 아이디를 쓴지 6년이 되는 지금에는 하루에 거의 천 통의 메일을 받습니다. 그 가운데 950통 정도는 스팸메일이죠. 물론 아주 짜증납니다. 필터를 쓰다 보면 또 실수로 중요한 메일을 놓칠 수도 있어서 결국 대략 제목과 발신자를 보면서 지워야 합니다. 그래서 저질스런 글이 좋은 글을 가리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키즈는 어디까지나 그냥 자기가 즐기기 위해 읽는 게시판일 뿐입니다. 놓치면 심각한 피해를 주는 글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관심있는 thread를 따라가며 읽으면 그만인데 키즈에서는 thread기능을 강화하기 보다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입을 막아버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키즈가 외부 기관에 의해 모니터되고 그때문에 법적인 소송을 당하거나 하는 일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또 다른 얘기겠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하면 키즈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더 이상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게스트의 글쓰기를 금지한 것은 보다 더 많은 익명성을 누리려는 시도를 무산시켰는데 보시다시피 아이디가 있는 사람만 쓴다고 해서 글 수준이 높아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번 익명 보드 건도 익명보드의 익명성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아이디를 거의 밝히면서 단순히 글이 제일 많고, 가장 많이 읽히는 보드에 쓰고 있는 것 뿐입니다. 이런 rule의 효과는 결과적으로 글 수를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스팸 메일과는 다른 것이, 글 수가 열 배로 늘어나면 쓰레기 글이 더 많아지긴 하겠지만 다양한 의견 사이에서 보다 읽을만한 글도 많아질 것입니다. 어떤 조치를 취하든 키즈가 다른 회사의 실명 게시판만큼 깨끗한 모습이 되기는 어렵고, 처음 키즈를 접한 사람들은 그냥 저질 사이트 정도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키즈의 진짜 매력은 그 많은 글들 사이에서 주옥같은 몇 개의 글을 발견할 때 느끼게 되는 것이고, 이러한 글은 다양성에서만 비롯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