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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Sysop ] in KIDS
글 쓴 이(By): birdeee (별사랑이)
날 짜 (Date): 2003년 9월  3일 수요일 오후 05시 33분 46초
제 목(Title): 반대합니다.


이런 건에 의견을 내본 적은 없지만 마침 보게 되어 의견을 밝힙니다.

누구든 주변엔 보기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을 없앤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표현이 어떨지 모르지만 없앤다는 것이 그 사회에서 다시는 
안봐도 되게 몰아낸다는 뜻으로 하지요.

만약 회사에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하죠. 100명짜리 회사에서 그를 제외한 99명이 
모두 그를 싫어한다고 해도 그를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부당 해고니 뭐니.) 그런 사람이 사장을 비롯한 아주 높은 
직급의 사람이라면 각종 서류 처리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 사람을 제외한 모든 구성원의 만장일치로만 결정한다면 좋습니다. 그 회사의 
성격을 그렇게 규정해버리면 되니까요. 하지만 지난 번 게스트 글 쓰기 건처럼 
다수결로 결정한다고 하면 법적이나 서류적인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고 해도 
사람들을 없애는 것은 매우 곤란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을 제외한 99명 가운데는 그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상당한 미움을 
받는, 두 번째로 없애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 생각에 회사에서 48명정도는 자길 싫어한다고 보면 언젠가 자신이 그런 
위치에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회사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일수록 그런 위치에 있기가 
쉽게 됩니다. 누가 봐도 명백한 방향이 아니고 논란이 될만한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쉽게 회사의 절반을 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과 전혀 관계없는, 회사 전체에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신입사원이나 평소에 의견을 거의 내지 않는 직원들의 경우라고 해도 그런 
위협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키즈에 새로 등록한 A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글을 하나 썼다고 하죠. "촛불 시위는 그만 했으면 좋겠어요." 

그 한 줄에 숨겨진 의미는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한 알기 어렵고, 충분히 
납득할만한 논리가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듣는 
사람을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그 아래 무심코 붙는 리플라이 한 줄이 그를 
규정해 버립니다. "A도 결국 수구 꼴통이었군." 
그리고는 "수구 꼴통들을 몰아냅시다." 이런 안건에 의해 쉽게 제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는 평소에 거의 의견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그동안 쓴 글을 읽어보면 
그럴 사람은 아니다."라고 방어해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리고, 위의 이유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인간이 무슨 권리로 다른 인간을 
평가하리요"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은 이러한 제도에 반대합니다. 또한 정에 
약한 사람들, 그 사람의 장래를 걱정하는 사람들, 이래 저래 반대하는 사람들은 
반대하기 마련입니다.

전 지금 키즈 시삽이 누군지도 잘 모르는데 (pkp님인가요?) 그 
분은 그다지 의견이 강한 분은 아닌가 봅니다.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니까요. 
그런데 이런게 잘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시판 기능 사용하기에 
불편이 없게만 해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억나는 결정은 지난번의 게스트 글쓰기 금지였는데 저는 반대했습니다. 
스포츠 보드에 축구와 관련된 주옥같은 글을 쓰시는 피닉스님은 이유는 
모르지만 아이디 만들어 글 쓸 생각은 없고 게스트로만 글을 쓰신다고 하는데 
지난 결정 이후 그 분의 글을 보지 못합니다. 그 때 논리는 이젠 쉽게 아이디를 
만들 수 있는데 굳이 안만들 이유는 없다. 따라서 게스트들의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작아졌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잘못없는 게스트들 가운데서는 
그냥 떠나버리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악성 게스트는 몇 명이었을까요? 기껏해야 
열 명이나 되었을까요? 그들이 쓰레기를 쌓아놓았다고 해서 가끔씩 글을 올리던 
게스트 수십명을 함께 몰아낸 건 아닐까요?

키즈는 사이버 공간이고 현실과는 다르다. 현실에서도 그런 놈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키즈에서까지 그래야 하느냐 더구나 XX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피해만 주는 악질이 아니냐 이런 말씀을 하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키즈를 직접 만들고 규정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면 자신이 가입할 
때부터 이미 존재했던 그러한 위험성을 감수하고 가입한 셈이 되는 것이고 
본인이 키즈의 운영에 관여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책임도 있는 셈이니까 역시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개선하자는게 아니냐고 하신다면 이걸 생각해보죠.
키즈에 오래 있었다고 키즈의 룰을 바꿀 권리가 생기는걸까요? 로그인을 많이 
하면 권리가 생기나요? 
저도 10년은 되지 않았나 싶지만 그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글을 많이 쓴 것은 
인정해줘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논란이 되는 대상은 글 하나는 정말 많이 쓰지 
않습니까?
도편 추방제를 한다면 가장 큰 권력을 갖게 되는 것은 멀티아이디를 소유한 
사람 아니겠습니까? 실명제도 아닌 키즈에서 멀티아이디는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고 이런 아이디 100개쯤 만든 사람은 시삽까지도 몰아낼 수 있을 겁니다.

개선하자는 것도 논란거리가 됩니다. 결국은 규제를 만들자는 것인데 현실의 
규제가 지긋지긋해서 하나의 배설 공간으로 키즈를 찾는 사람이 적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솔직히 저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 평소 생활을 
아는 사람이면 시간이 없어 잠도 덜자고 때론 점심도 굶으면서 키즈에 글을 
올리는 저를 두고 미쳤다고 생각하거나 나중에 저의 글들을 발견하고 열심히 
일하는 척 하더니 알고보니 근무시간에 엉뚱한 짓만 했더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식사를 굶어 생긴 30분의 여유를 쪼개 10분을 키즈에 쓰면 
마음이 위로를 받는데 어쩌겠습니까? 

그리고 명백하게 피해만 주는 XX도 내용이야 어떻든 많은 글을 생산해내고, 
그로 인한 리플라이도 많이 생산해냅니다. 키즈는 어떤 화제가 있어야 살아남는 
공간이기 때문에 글 수가 적으면 그 존재 가치가 매우 떨어집니다. 다시 말해서 
XX는 이미 키즈의 중요한 요소가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위에 말한대로 XX의 
글을 아예 안보이게 하는 기능과 그 리플라이들도 가려달라는 것은 사용자가 
귀찮아서 그렇지 그냥 건너뛰어가며 읽어도 될 일이지 않습니까? 만약 그런 
기능이 있다고 해도 키즈의 1/3 내지 심할때는 2/3 정도가 모두 그런 글로 
덮인다면 다시 기능 해제하고 읽어보지 않겠습니까? 

X 밟는 자체가 불쾌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이것도 논란거리는 있습니다.
키즈에 많이 올라오는 단골 주제가 조선일보 욕이죠. 저는 집에서든 회사에서든 
조선일보를 보지 않는데 기사를 보게 되는 경우는 꼭 키즈를 통해서입니다. 
친절하게 기사에 링크를 달아주고 한 줄 한 줄 해설까지 해가면서 이래 이래서 
이 기사는 엉터리고 그래서 이런 기사를 싣는 조선일보는 없어져야 한다. 이런 
내용이니 읽다 보면 "거참, 정말 조선일보를 열심히 읽는 사람이 쓴 
글이군."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로는 FUN 보드에 조선 일보 링크 한 줄만 
달아놓는 글도 많이 올라옵니다. "이게 왜 FUN하지?"하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조선 일보 관련 기사를 몇 개씩 읽어야 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봉변을 당한 
조갑제도 키즈가 아니면 이름을 들어보기라도 했겠습니까? 뉴스를 보다 
반가운 느낌까지 들더군요. 사실은 아직도 조갑제가 쓴 대표작이 뭔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정치에 무관심한걸까요? 글쎄. 저는 조선일보를 가장 덜 보는 사람들에 
속할텐데요. 그건 키즈에서 읽은 글로 봐서는 잘 한일인 것 같고요.

XX의 글을 비판할 때도 그의 어록을 만들 정도로 빠짐없이 읽어온 사람이면 
막상 그를 제명했을 때 이후로 읽을 글이 대폭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혹시 
쓰레기같은 글이란걸 알면서도 자꾸 읽게 되는 자신이 미워서 담배 끊는 
심정으로 제명을 요구하는 겁니까? 담배는 자신의 의지로 끊어야 하듯이 
XX의 글이 올라와도 안읽는 의지가 중요한 것이지 아예 담배를 못피우도록 
주변에서 차단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입니다.

아뭏든 이러한 이유로 반대입니다. 글을 읽고 기분 상하실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 제가 쓴 글은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이고 그냥 일반적으로 쓴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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