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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Sysop ] in KIDS
글 쓴 이(By): Roux ()
날 짜 (Date): 2003년 3월 19일 수요일 오후 05시 01분 16초
제 목(Title): 가치관의 문제 



예전에 학부시절에 형법교수님이 하도 피의자의 인권을 강조하시는 논문만 쓰고
그러니까 한 친구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교수님, 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하면 픠의자는 그만큼 고통을 받아
 싼것 아닙니까?" 라고.
그러자 교수님이 "이보게 자네는 피의자와 피해자가 칼로 두부 자르듯이 그렇게
 딱 자를 수 있다고 생각하나? 누구나 다 잠정적인 피해자이고 피의자일세.
 자네도 1시간후 아니면 10시간후에는 어떤 범죄의 명목으로 경찰에 체포되어
 유치장에 갇혀있을지 모르네."

그리고는 그 교수님은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해석함에 있어서 항상 피의자의
인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야 하며 그것이 적어도 아직은
인권후진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법학도가 지향해야 할 하나의 가치임을
명확히 했다.

하나만 더 덧붙있다면 그 교수님은 대학원 수업에서 들어오시자마자 갑자기
자신이 오늘 3가지 범죄를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는데 자신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했으니 모욕죄요, 그리고 아침에 출근해서 화장실에 갔다가 누가 놓아둔
신문을 보다가 미처 다 못봐서 가지고 나온 죄(절도죄나 점유이탈물횡령죄)
-위법성조각은 논외-를 범했고 옆방 교수의 허락도 받지 않고 연구실에 들어간
죄(주거침입죄)-이것도 위법성조각은 논외- 이렇게 3가지 죄를 범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토록 많은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들을
행하고 이러한 것들이 무차별적으로 고소 고발 등으로 이어진다면 각 개인은
이를 일일이 변호하느라 거의 생업을 포기해야 할 것입니다.

보다 더 큰 문제는 국가가 각 개인을 통제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각종 특별법을
양산하고 형사법은 거침없이 그 칼들을 휘두르며 일반시민들의 목을 죄올때
각 개인은 너무나 나약한 존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형사법의 적용상의 보충성,그리고 가능한한 가벼운 죄질의 비범죄화는
오늘날 아주 중요한 쟁점입니다. 일반 민사고소로 손해배상을 받고도
충분한 것을 굳이 범죄로 규정하여 이를 악용하는 사례는 너무도 빈번합니다.

서구의 합리화된 법의식,그리고 자기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철두철미한
권리의식을 비판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모든 문제를 형사고소로 풀겠다는
이른바 濫告訴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다만 강조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얘기하고 끝내겠습니다.
우리는 다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그 공동체 속에는 분명 공동체를 깰려고 하는 악의적이고 나쁜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그러한 사람들을 "나와 다르다고 하여"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하여"이분법적으로 구분짓고 축출하려는 생각은 옳지
못합니다. 그러한 사람이 그런 식으로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그 사람만의
문제일까요? 저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해마다 20~30명의 사람들이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그들의 범죄를 본 사람들은 그러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영구히 추방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공동체가 추구하는 공동
목표인 사상과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만으로 죽임을 당합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들의 안위와 평화와 행복을 위협하는 것들은 무엇입니까?
눈에 보이는 "삐뚤어진" 범죄자 1인입니까? 아니면 부패와 부정직과 부정의로
가득찬 사회의 모순덩어리 때문입니까?
제 얘기가 좀 큰 주제로 일탈하는 듯 싶어 오늘은 여기서 줄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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