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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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DAISY ( 데 이 지 �)
날 짜 (Date): 1996년08월02일(금) 15시19분16초 KDT
제 목(Title): 딸! 만! 둘 



'형제가 어떻게 되요?'  라는 질문을 받은 다음 항상 듣는 말
'어머 딸!만!  둘이세요?'
그렇다. 우리 집은 5명중 한명만 빼놓고 다 여자다.  :)
할머니,아버지,어머니,나 그리고 내 동생.

내동생은 나와는 두살차이. 지금은 대학교 졸업반.
대학원 준비 한다며 요새는 새벽에 나갔다가 밤에 들어 오곤
한다. 어제 아침에는 나도 같이 가려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모든 차비를 다하고 문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동생 코에서 빨간 물같은것이 떨어지는거 아닌가!
원래 내 동생은 어렸을때부터 코피가 한번 나오기 시작하면
멈출줄 모르고 계속 나기 때문에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더
긴장을 하게 된다.
거의 한시간동안 소란을 피운다음에야 비로소 지혈이 된듯...
한쪽 코에 솜을 틀어 막고 누워 있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옛날
일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국민학교시절..
이때 저학년은 오전반,오후반으로 나눠져 있었다.
동생은  수업이 끝나면 항상 나를 기다렸다.
그 당시 엄마가  가게땜에 집에 안계셨기 때문에 집에 혼자
있기 싫어서 였던지, 아님 집을 못찾아 갔기 때문인지..
어쨌든 몇시간이고 혼자 계단에 앉아서  내가 수업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내가 국민학교 5학년...동생은 3학년때.
그때도 수업 시간중에 갑자기 동생이  코피를 흘렸는데
담임 선생님이 친구 한명을 딸려서 양호실로 보냈었나보다.
근데 동생은 양호실로 가지도 않고 수업중이던 나의 교실
문을 두드리는거 아닌가!
똑똑 거리는 노크 소리에 모두 뒷문을 주시...
삐꼼히 내미는 얼굴은 다름 아닌 울고 있는 내 동생이였다.
난 너무 놀라 뛰쳐 나갔는데..동생 왈 '언니 나 코피나! '
양호실로 데리고 가면서 '양호실로 먼저 가야지 .나한테
오면 어떻해.' 했더니만....한손으로 코를 쥐어막기만
한체 닭똥 같은 눈물만 뚝뚝!
그뒤 일은 자세히 기억 나지 않지만 아마도 지금까지 이렇게
잘살고 있는걸 보면 곧 지혈이 된듯 .:)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언니라고 찾아온 동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그런 의무감같은게 있었던거 같다.


누워 있는 동생한테 그때 일 기억 나냐고 물었더니
그냥 피식 웃기만 한다.

자기 옷 입지 말라고 하고선 내 옷 몰래 입고 나가는
때론 얄미운 동생 이지만....
지금은 가장 가깝게 내 곁에서 내 고민을 들어 주고 조언해주는
그런..듬직한 친구가 되어 있다는걸 느낄때마다 나는 동생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인게 얼마나 다행인가 하고 생각하곤 한다.
비록 딸!만! 둘이라서 아빠께서 서운해 하셨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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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장미가 그렇게 소중한건.....
             네 장미를  위하여 잃어버린 시간 때문이야! 
                        >>> day's ey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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