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seagirl (예~~리) 날 짜 (Date): 1996년04월24일(수) 20시26분11초 KST 제 목(Title): 이 여인에게 누가 돌을 던지랴 " 한참 주가를 올리던 여자 모델이 있었다. 그녀는 바바리 코트를 휘날리며 가을냄새 팍팍나는 밍크브라운 립스틱을 선전하는 거였다. 바바리 코트는 비싸서 못 사고 립스틱만 사서 발라 봤는데, 산소 같은 여자는 고사하고 어디 덜 떨어진 질소여자 같았다. 결국 다음날로 인심쓰듯 친구에게 주어버렸는데, 그녀 또한 아황산가스 같은 거였다...그러나, 이 가을 난 또다시 재즈와인 립스틱에 도전하고 있다. " (대학 3년 김모양, 21세) 기억을 한 번 되살려 보자. 미스티 퍼플, 스칼렛 오렌지, 트로픽 오렌지, 재즈와인, 레게 베이지, 펑키 브라운, 아이스 스모키, 프렌치 핑키, 프렌치 아이보리, 섹시 브라운... ... 계절마다 색깔이 바뀐다. 여인의 입술을 말한다. --- '씨네 21' 영상문화읽기 - 꿈을 파는 립스틱 광고 - 중에서 ---------------- 립스틱의 유행을 논하면서 우리의 꿈에 소구하는 광고, 우리의 욕구를 은밀하게 부추기는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렇다... 내가 화장을 시작한 건 대학 1학년 때...물론 그때는 분칠좀 하구 분홍색이던 빨간색이던 갈색이던 립스틱 대충 찍어바르면 화장이라고 할 그런 소박했던 시절이었다... 차츰 차츰 눈이 뜨여지고...화장뿐 아니라 머리모양에도 유난히 변덕이 심했던 나는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갖고 화장에 대한 잡지들을 뒤적였었다... 이제 졸업한지도 어언 2년째... "심은하 머리 해주세요..." "이본 스타일의 눈화장을 해봐야지..."등등등... 만들어지는 유행이 싫어서 항상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해왔던 나에게 화장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끝에 나만의 화장법, 나만의 화장론을 정립하기에 이르렀고.. 바로 그 즈음에 화장품계에서도 일대 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니... 이름하야 립스틱 혁명이었다... 마치...나의 '화장의 세계에의 입성'을 축하하기라도 하듯이... ...빰빠라밤~~~ 앞에 언급한 김모양에게 아픔이 있는 밍크브라운이 바로 그 첫 포문을 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그 전에는 기껏해야 '오렌지색' '적갈색' '산호빛 레드' '자줏빛 펄' 등이었던 것이...이제는 립스틱의 이름만 듣고는 그 립스틱의 색깔을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그나마 '햅번 브라운' '메탈 브라운'이나 '*** 오렌지' '*** 핑키'는 나은 편이다...대충은 짐작이 가능하니까... 암튼... [[ 이러한 립스틱의 이름은 신비감을 더하는 꿈의 포장술에 불과하고, 광고의 내용 또한 더이상 현실일수 없는 (여자 형사반장이나 보디가드 등) 꿈의 연장선에 있다...그러나...립스틱 하나로 누려볼 수 있는 꿈의 실현, 그것은 정말로 기대감이자 즐거움인 것이다... 정말 중요한 일은 여성들 스스로가 기호의 벽을 넘어 현실을 옳은 방향으로 개혁하는 것이다. 광고가 쥐어주는 꿈과 이미지의 유혹을 현실이라고 착각하는 한 그것은 언제까지고 이룰 수 없는 꿈과 착각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후후후~~~ 쓰다보니 무슨 얘길 하려구 얘기를 시작했는지 까먹었네요... 암튼...다시 한 번 '씨네 21'의 마지막 문구로 마감하죠... 올봄에도 수많은 여성들이 번쩍거리는 핑크빛 입술을 짙게 바르고 거리를 누빌 것이다. 기호니 실재니 자본주의니 소비니 따위의 복잡한 생각들은 거부한다는 몸짓으로. 그 여인들의 꿈꾸기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P.S... 자신을 가꾸는 것은...결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사랑찾기, 자신감 찾기'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 seagirl의 오늘의 명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