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Shin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seagirl (예~~리)
날 짜 (Date): 1996년03월30일(토) 13시27분31초 KST
제 목(Title): 나의 소망...



********  나 의     소 망  *********


차비 걱정에 끼니 거른 날  몇 날인지 몰라도

빈 속 찌르는 아픔 그것을 세상의 고통이라 여기며

백화점 옷이 이제 더이상  나의 것이 아닐 때

스물 넷 꿈많은 나의 인생이 허무하다 생각말았으면

내 애인의 생일에 작은 선물 하나 못하는

안타까움 그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다면

혁명의 길에 육년째 지쳐 도망치고 싶을 때

이까짓 육년은 너무 짧다고 허나 우린 이만큼 왔다고

노래하며 살았으면...


꽃 중의 가장 아름다운 건 봄이 오는 걸 아는 꽃이라

이야기하며 기꺼이 겨울에 피는 꽃이 되고 싶어라

***************************************************


제가 좋아하는 노래예요...'나의 소망'... 어찌 들으면 매우 감상적이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강한 힘이 느껴지는, 그래서 내가 힘들고 지칠 때마다 한 번쯤 떠올리는

노래구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요...그치만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겠죠?

흔히들 '말빨'이라고 하는 것...'말빨'이 센 사람들을 은근히 부러워하면서도 

'말만 잘한다'는 식으로 매도해 버리기도 하구요...

말빨이 센 선배들에게 당하면서 선배들은 정말 말만 잘한다구 투덜거렸지요...

그 때 선배님들은 말을 한다는 것, 나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고 표현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고민과 내용이 있기 때문이라고...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실천력으로 

담보되어질 때 그것은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래요...그렇기도 하지요...그치만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고민과 내용뿐

아니라...선천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능력도 물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이 배우고, 고민하고, 실천하면서 그러한 능력들을 끊임없이 계발시키는 것이겠죠.

후~~~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았네요...

저에 대한 약간의 변호를 하기 위해서...

저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노래가사나 시를 자주 이용하는 것...

그 또한 제 나름대로 저의 느낌들을 더 크게 전달해드리고자 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어제 저녁 또 한 아름다운 젊음이 채 피지도 못한채 꺽여져 버렸습니다...

연세대 95학번 학우가 집회 도중 구타에 의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후~~~ 이런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화도 나고 어이도 없고...정말 더이상은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다짐을

수도 없이 해왔었는데...


비가 왔고...그 비를 즐기면서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부끄럽게도 저 역시 그 시간에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비를 맞으며 열심히 투쟁하고 있는 그들을 대신하여 봄비를 즐기자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펴면서...술자리에서 나눈 정치판의 이야기들로 우리들을 변호하면서...

후~~~ 정말 부끄럽습니다...


비가 오고 난 후의 상쾌함이 더없이 슬프게 느껴지는 오늘 아침...


"꽃 중의 가장 아름다운 건 봄이 오는 걸 아는 꽃이라

 이야기하면 기꺼이 겨울에 피는 꽃이 되고 싶어라..."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