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styi (에스띠) 날 짜 (Date): 1995년11월01일(수) 14시30분30초 KST 제 목(Title): 고 김 현식 성큼 다가온 추위가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아침 7시의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맑았다. KBS FM, DJ 이 숙영은 예의 톡톡 튀는 목소리로 출근을 서두르는 내게 한 가지를 알려주었다. "아 .. 그러고 보니 오늘이 김 현식씨가 세상을 떠난 날이군요." 아, 그랬던가... 추위가 막 불어닥치던 11월의 첫 날... 아마 90년일거다. 가수 김 현식이 아프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었었다. 그러나 그렇게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아침 신문 기사를 접하면서 허탈하기 그지 없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그때, 라디오에서는 김 현식이 작사, 작곡한 그의 명곡 "사랑했어요"가 그녀의 멘트를 이어 따라나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가끔 친구들에게 "나도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렇게 훌륭한 곡 하나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했던 곡.. 그리고 그만이 낼 수 있었던 음색과 혼. 김 현식 생전에 그의 콘서트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아마 87년도쯤? 그러나 그 때는 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신곡 위주로 불렀던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사랑했어요", 이 곡은 내가 대학 가면서 알게된 노래이다. 난 무척이나 이 노래를 좋아했다. 마치 사람을 좋아하듯이 늘 오버랩되어 나타났던 곡이다. 단지, 내가 잘 따라부를 수 없다는 것이 못마땅했을 뿐. 재작년인가 김 현식 추모 비디오가 있기에 빌려본 적이 있었다. 약간은 다큐멘터리 식이고 한편으론 뮤직 비디오 같은 테이프였는데 그가 건장한 모습으로 부르던 이 곡을 들었을 때,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전율감과 허무감, 그리고 슬픔이 나를 감쌌던 것이 생각난다. 난 출근을 미루다가 그 노래가 다 끝났을 때에야 겨우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어느 순간인가부터 탁해져 버린 김 현식의 음성... 그러나 원래 고음과 미성을 적절히 조화해내던 그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던 시절의 명곡이다. 이 곡이 실린 2집은 84년 후반에 나왔는데 당시 다운타운가를 술렁이게 만들었던 음반이었다. 음악을 아는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명음반으로 인정했던 작품이다. 요즘처럼 이상한 옷차림과 전자 음악, 그리고 유행을 등에 업고 수입을 올리는 그런 가수들을 보면 ... 인간으로는 실패했지만, 음악으로는 성공한 그의 이미지가 오늘따라 참으로 색다르게 다가온다. -----------------------------------------------------------------o00o---- 모짜르트의 아름다움과 쇼팽의 경쾌함, 때론 베토벤의 장중함을 앤소니 벤츄라와 같은 그룹이 연주한 느낌으로 모니터의 오선지에 담아 감상하면서 나도 플룻의 선율로 참여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