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디어 그에게서 듣고 싶던 그 말을 들었다. 그 소리는 아주 짧고 수줍은듯 했으나 나에게는 너무나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소리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아마 그를 처음 만났을때 부터, 아니..그와의 만남을 예감했던 그때부터일것이다. 그를 처음 대한건 제작년 겨울이었을것이다. 그래... 한해를 마감하는 늦은 12월이었다. 술렁이는 사람들 물결속에 눈은 나리고.... 우리의 만남은 특이하게 시작되었다. 서울 근교의 어느 작지도 크지도 않은 종합병원이었다. 그의 옆에는 그를 보조해주는 간호사 가 있었다. 그의 첫 모습은 그날의 날씨처럼 아주 여리고 나약해 보였다. 하지만 그의 눈에서 느껴지는 그무언가는 너무나 강렬했고, 삶의 의지가 새롭게 돋아나는 듯 했다. 그는 날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난 무엇엔가 끌려가는듯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이후로 얼마동안은 항상 그런식이었다. 나는 그를 보고 있었고 그는 늘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그런 식이었다. 그는 어느곳엔가 잊지 못할 그 무언가를 그리고 있는듯하였다. 하지만 얼마가 지났을까 드디어 그도 나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었다. 그때의 기쁨과 어제의 기쁨중 어느쪽이 더한지 덜한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우리의 시간은 그렇게 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천천히 지나갔다. 가끔 서로에게 소홀하기도 했지만 언제나 그를 마음속에 머리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는 어떠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난 그러했었다. 그런 그에게서 어제 가느다란 전화선을 통해서 들려오는 그소리. F어제 드디어 그에게서 듣고 싶던 그 말을 들었다. 비록 그것이 전화선이라는 매개체를 통한것이었지만, 그래도 난 너무나 좋았다. 솔직한 나의 심정이다. 누구던지에게 막 자랑을 하고 싶다..이세상에 커다랗게 외치고 싶다. 어제 오후 한 4시경쯤이었을것이다. 언제나처럼 내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내게 전화를 걸어오는 법이 없었다) 난 열심히 얘기를 했고 묵묵히 듣고만 있던 그....... 그런 그가...... 선명하지는 았다..하지만 나를 부르고 있었다 그건 분명히 날 부르는 소리였다........ " 고 모 " 라고.... 드디어 내 이쁜 조카가 날 불러 주었다... 으앙....우리 이쁜 진욱이.... 난 너무 감격한 나머지 수화기를 들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