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styi (에스띠) 날 짜 (Date): 1995년04월21일(금) 16시22분09초 KST 제 목(Title): "가을의 전설"을 보고 요즘 .. 쏟아져나오는 영화들을 쭉 훑어보면 .. 포스터 내용만으로는 어떤 것이 좋은지 감조차 잡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영화를 택하든지 아니면 주위 여론에 신경을 쓰게 된다. 롱런에 들어간 영화일수록 좋은 작품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면에서 '가을의 전설'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1910년 정도의 미국 농촌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농촌에서 비교적 행복한 삶을 꾸려가는 아버지와 세 아들 ... 그렇게 시작될 때만 해도 영화 속에 잠겨 있는 태풍의 눈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요즘 아주 잘 나가는 배우 '브래드 피트'는 둘째 아들로서 그야말로 죽음을 각오하고 제멋대로 사는 청년이다. 막내가 대학에서 만나서 데려온 약혼녀 '스자나'는 남자들만 있는 이 집안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1913년인가 ... 세계 1차 대전이 일어난다. 독일과 영국이 전쟁을 시작 하고 젊은 세 아들들은, 말리는 아버지와 스자나를 뒤로 하고 ... 남의 나라인 영국을 위해 자진하여 입대한다. 1차 대전에 등장한 신무기가 기관총과 탱크(지금과 같이 동체 위에 포신이 돌아가는 형태가 아니라 직육면체에 기관포와 캐터필러를 단, 다소 무식해보이는 형태임)라고 한다. 연합군은 ... 숫자를 믿어서인지 무모하게 밀어붙였으나 독일군의 기관포 세례에 지리멸렬한다. 결국 형은 부상당해 귀국하고 ... 막내는 전사하였으며 ... 한참 후에 트리스탄(브래드피트)이 돌아온다. 하지만 .. 그의 정신 상태는 정상이 아닌 것 같다. 나레이션을 하는 사람은 스자나가 막내 새뮤얼의 죽음을 계기로 좀더 빨리 돌아갔다면 문제가 없었을 거라 말했지만 ... 문제의 핵심은 스자나보다 전쟁과 트리스탄의 돌발적인 행동에 있는 것 같다. 영화 속의 브래드피트는 계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한다. 그의 행동은 정상적인 시각으로 볼 때는 매우 이상하지만 ... 감독은 그에게 포커스를 두고 적절히 합리화시키고 있다. 2시간 15분 동안 그에게 일어난 사건을 아주 조리있고 잘 배분하여 진행 시켰기 때문에 관객들은 마음을 놓을 만하면 터지는 사건의 연속에 빨려든다. "전설"이라는 말까지 등장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 적어도 영화속에 나온 나레이션을 담당한 인디언 (그는 트리스탄 곁에서 그의 일생을 지켜본 사람이다) 에게는 그것이 가을에서 시작해서 가을로 끝나는 전설로 생각될 것이다. 참으로 평온하고 화목해보이기 그지 없는 집안에 전쟁의 회오리와 열정적인 한 여자의 등장, 그리고 미국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총기의 오용(誤用)은 ... 탄탄해보이는 행복을 여지 없이 짓밟고 지나간다. 이 영화는 결코 교휸적이지 않다. 또한 보는 사람들이 동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주인공들의 결단(?)이 극적으로, 또 연속적으로 연계되어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그런 면에서는 정신 없게 만드는 영화이다. 또한 아름다움보다는 비탄감을 주는 영화라고 느낀다. 하지만 ... 레옹도 그래서 성공한 것 처럼 ... 폭력과 섹스 어필, 그리고 정신 이상자를 등장시키는 영화가 홍수를 이루는 가운데 ... 관객들에게 약간 울렁거리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 보고난 뒤에도 다시 생각하는 면에서 매우 성공적인 영화라고 본다. -----------------------------------------------------------------o00o---- 모짜르트의 아름다움과 쇼팽의 경쾌함, 때론 베토벤의 장중함을 앤소니 벤츄라와 같은 그룹이 연주한 느낌으로 모니터의 오선지에 담아 감상하면서 나도 플룻의 선율로 참여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