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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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styi (에스띠)
날 짜 (Date): 1994년12월14일(수) 01시15분00초 KST
제 목(Title): 여러 사람을 만나는 거, 그 즐거움


오랫만에 키즈에 들어왔더니 ... sysop님이 쓰신 모임에 대한
글이 나를 반기고 있다.
그 곳에 참석 여부를 보내달라고 하며 적힌 ID를 보니
역시 누군가 열섬을 가진 사람 몇명이 있어야 뭔가가
되더라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얼핏 옛 생각이 난다. 맞아 .. 그건 정말 옛날이다. 내가
대학교 다닐 시절, 난 국민학교 동창 친구들 만나는 것이
그렇게 즐거웠다.

헤어진지 7-8년이 되어가는 친구들을 다시 만나 그들의
모습을 보며(여자애들도 그 때는 한참 예쁠 때니까 .. :))
또 잘 모르는 사람도 만나서 바로 말을 놓고 지낼 수 있는
것이 참으로 좋았다. 어린 시절을 공유했다는 것 만으로도
그렇게 편해질 수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난, 학과 일이나 교회의 일, 그리고 집안 일에는 큰 정성을
쏟지 않으면서도 유독 국민학교 동창회나 반창회 하는 것은
극성이었다.

반창회는 5학년, 6학년 단위로 한달에 한번, 많으면 2번도
열었던 것 같다. 몇년 전에 흩어져버린 친구들을 모두 나
혼자서 찾아냈으니 ... 그것도 이만 저만한 수고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거기다 주소록 만들고 연락하고 .. 어쩌고
저쩌고 ...

어느 해 가을인가는 친구들 모아서 설악산에 갔다. 전부
13명이었는데 ... 여자가 한 명 더 많았다. (그래서 그곳
에서 말타기 하고 놀 때 한 명은 쉬어야만 했다. 크크)

사람 모으는 것과 프리 미팅, 숙박 시설 확보 등 모든 것을
나 혼자 다 했다.. 덕분에 가서 하루 밤새면서 놀고나서
힘이 다 빠져서 기진맥진해버렸다.

그때 우리가 프리 미팅을 가졌던 곳이 바로 돈암동 태극당이
었다.

갈까 말까 망설이는 친구들 설득하랴 ... 가기로 한 친구에게
준비물 배분하랴 ... 그런 후에 떠났던 2박 3일간의 여행은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좋은 추억이었던 것 같다. 순수하고
잔잔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

속초에서 보았던 영랑호의 물결과 내설악의 아름다움 ...
그리고 밤새며 불렀던 그 노래들 ... 설익은 밥 ... 후후 ..

이제는 ... 그런 모임을 주선해도 나올 사람이 없고 ..
나 자신도 남이 주선한다 해도 .. 그저 지나가다 시간나면
들를까 하는 생각이 들 뿐 ... 관심이 끌리지 않는다.

또 가끔 키즈의 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접해도 ...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일쑤이고 ... 후후 .. 이제는 새로운
사람을 접하게 되는 즐거움의 기억을 잊어버린 걸까?

아니면 .. 현실에 지쳐서 .. 힘을 잃은 것일까? 난 ..
만화책 '캔디'에 나오는 주인공들 처럼 활발하고 통통
튕기면서 살고 싶었는데 ...

이제 ... 기분을 좀 내야할 연말인 것 같다 ... 작업이
끝나는대로 놀 궁리 좀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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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짜르트의 아름다움과 쇼팽의 경쾌함, 때론 베토벤의 장중함을  
     앤소니 벤츄라와 같은 그룹이 연주한 느낌으로 모니터의 오선지에     
        담아 감상하면서 나도 플룻의 선율로 참여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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