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styi (에스띠) 날 짜 (Date): 1994년10월24일(월) 23시09분27초 KST 제 목(Title): 뱀과 모르모트 ... 그리고 공포 쩝 ... 쏩트맨님은 왜 자꾸 나를 들먹일까? *삼태기 씀* 얼마 전에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찾은 일이 있었다. 시원함이 진해져서 오히려 옷깃을 여밀 정도의 날씨였다. 오랫만에 늑대와 여우에게 인사 하고 ... 코요테, 하이에나도 보았다. 길가를 따라 내려오다보니 돔이 보였다. 여기에는 무엇이 있을까? 안에 들어가보니 잘 꾸며진 열대림이 있었다. 여러 종류의 원숭이들이 손을 내밀고 먹을 것을 달라고 야단들이다. 사탕을 던져주니 기가 막 히게 잡아서 종이를 다 까고 먹는다. 하하 .. 그 녀석들 어디서 저걸 배웠지? 옆 계단을 내려와서 반 지하로 들어가면 어딘가 으스스한 느낌을 주는 곳이 펼쳐진다. 어두운 느낌을 주는 조명! 바로 그것이다. 거기에는 갖가지 뱀들이 투 명한 유리를 통해 투영되고 있었다. 왕뱀, 정말 '왕'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큰 뱀이 자고 있다. 마치 20대 여자 모델의 허리 두께와 같은 긴 푸대를 돌돌 감아놓은 것 같다. 저 놈이 움직인다면 ... 이 뱀은 아나콘다와 함께 독사가 아니면서 유 일하게 사람을 습격하는 뱀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뱀에 대해 같는 관 심은 유별나다. 뱀이 맹수여서 그렇다면 이해가 간다. 사실 물소보다 표범 이 더 인기는 있으니까. 특히 여자들이 뱀을 아주 싫어하면서도 관심을 두고 본다. 그건 어쩌 면 창세기에 열거된대로 오랜 원수지간의 본능이 넘겨져 온 것이 아 닐까 ...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후에 눈 길을 다음 칸으로 옮기려는 순간 (그 옆에는 그 놈보다 조금 더 작은 배 3마리가 있었다.) 난 약간 이상한 것을 보았다. 뱀 우리 한 켠에 흰 모자가 떨어져있는 것 같았다. 저게 뭘까? 이상하다?? 아주 하╂고 ... 그래서 거기 오래 있지는 않 았을 것 같은 ... 토끼나 양털로 만든 것 같은 포근해보이는 모자가 아무런 흔들림이 없이 그 안에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다음 칸을 보고 쉽게 알았다. 쥐였다. 어른 주먹 2배만한 모르모트 ... 눈이 아주 빨갛고 털이 탐스러울만큼 하얀 ... 옆 칸에는 5-6마리가 있었다. 뱀 우리 안에 ... 도망갈 틈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 안에 흰 쥐라 ... 그들은 당연히 먹이인 셈이다. 쥐들은 투명한 유리쪽으로(사람들이 보이는 쪽) 다들 몰려들어 가 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네 마리가 모두 머리를 모서리에 쳐박고 있었 다. 조금 전에 한마리가 잡혀 먹힌 것을 보았을까? 그 뒤로 뱀 2마리는 자고 있었고 한 마리는 부드럽고 음흉하게 움직이 고 있었다. 돌을 타고 그 길다란 몸을 이끌어내리면서 ... 아무리 미물이라지만 그처럼 완벽히 갇힌 세계 안에서 죽어야만 한다는 공포에 휩싸인 쥐들을 보니 ... 마음이 착잡해지는 것 같았다. 거기서 살아날 수는 없으니 ... 오히려 잡아 먹힌 녀석이 더 덜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한참 하고 있는데 ... 그런 분위기를 깨는, 뒤에 있던 어 떤 아주머니의 한 말씀. "에구 ... 쥐들은 밥도 안주나? 배고파서 떨고 있잖아!" X( -----------------------------------------------------------------o00o---- 모짜르트의 아름다움과 쇼팽의 경쾌함, 때론 베토벤의 장중함을 앤소니 벤츄라와 같은 그룹이 연주한 느낌으로 모니터의 오선지에 담아 감상하면서 나도 플룻의 선율로 참여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 |